Storyline

카오스 속 청춘의 비가(悲歌), 에드워드 양의 <마작>

1996년, 대만 뉴웨이브의 거장 에드워드 양 감독이 그려낸 도시의 초상, <마작>이 다시금 스크린에 불을 밝힙니다. 이 영화는 단순히 과거의 작품이 아닌, 시대를 초월하여 우리의 현재를 관통하는 예리한 시선으로 가득합니다. 급격한 경제 성장의 물결 속에서 욕망과 혼돈이 뒤섞인 1990년대 타이베이를 배경으로, <마작>은 젊음의 방황과 진정한 구원을 찾아 헤매는 이들의 고독한 여정을 펼쳐 보입니다.

영화는 성공이라는 이름 아래 각자의 몫을 챙기려는 다국적 이익 집단들의 각축장이자, 동시에 청춘들이 방향을 잃고 부유하는 급진적인 신흥 도시 타이베이를 조명합니다. 이곳에서 네 명의 젊은이들은 혼란스러운 세상을 헤쳐나가며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겪습니다. 이들은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정작 사람들의 진정한 욕망은 알 필요가 없는 현 시대를 비웃는 동시에, 구세대의 가치관이 붕괴된 이후 갈 길을 잃은 영혼들이 구원을 찾아 분투하는 모습을 그립니다. 에드워드 양 감독 특유의 비판적인 시선은 여전히 날카롭지만, <마작>에서는 그 안에 깊은 연민의 감정이 스며들어 있습니다. 특히 대만 소년과 프랑스 소녀가 나누는 마지막 키스는 이 정글 같은 도시에서 피어나는 드문 로맨스의 순간으로, 관객의 마음에 잔잔한 여운을 남깁니다. 인생이 한 판의 마작처럼 예측 불가능한 도박과도 같다는 메시지는 영화 전반에 걸쳐 강렬하게 다가오며, 90년대 시대의 허무주의적 분위기를 공유했던 다른 작품들과도 그 맥을 같이 합니다.

에드워드 양 감독의 <마작>은 단순한 드라마를 넘어, 펠리니의 <달콤한 인생>을 현대적이고 젊은 타이베이 버전으로 재탄생시킨 걸작입니다. 비록 개봉 당시 일부 유머 코드가 현시대와 다소 어긋날 수 있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인물들의 다채로운 변주와 조화, 그리고 타이베이를 묘사하는 방식은 에드워드 양만의 독보적인 연출 세계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그의 작품에서 언제나 발견되는 깊은 사유와 사회 비판 의식은 물론, <마작>을 통해 새로이 만나는 따스한 연민은 우리로 하여금 이 복잡한 도시와 그 속을 살아가는 젊은 영혼들에게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듭니다. 혼돈 속에서도 아름다움을 찾아내고, 방황 속에서도 작은 희망의 불씨를 지피는 이 영화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많은 질문을 던질 것입니다. 거장의 현미경 같은 시선으로 포착된 청춘의 얼굴과 도시의 민낯을 마주하고 싶다면, <마작>은 결코 놓쳐서는 안 될 선택이 될 것입니다.

Details

감독 (Director)

원규

장르 (Genre)

드라마

개봉일 (Release)

2025-10-15

러닝타임

90분

연령등급

-

제작국가

대만

제작/배급

주요 스탭 (Staff)

기안 (각본) 엄위륜 (촬영) 노관정 (음악) 노관정 (사운드(음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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