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나무사이로 1997
Storyline
올리브나무 사이를 걷는 사랑, 삶 그리고 영화의 시
이란 영화의 거장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1994년 작 '올리브나무사이로'는 단순한 한 편의 영화를 넘어, 삶과 예술,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넘나드는 독특한 시네마적 경험을 선사합니다. 이 작품은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이른바 '코케르 삼부작'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영화로, 앞선 두 작품('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의 세계관을 확장하며 사랑, 희망, 그리고 영화라는 매체 자체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담아냅니다. 1990년 대지진으로 폐허가 된 이란 길란 지방의 코케르 마을을 배경으로, 그 참혹한 현실 속에서도 피어나는 인간의 끈질긴 삶의 의지와 순수한 사랑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입니다.
영화는 키아로스타미의 이전 작품인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의 촬영 현장을 배경으로 합니다. 극 중 케샤바르츠 감독(모하메드 알리 케샤바르즈 분)은 지진으로 많은 것을 잃은 마을 주민들을 배우로 기용하여 영화를 찍고 있습니다. 여기서 영화는 젊은 신혼부부 역을 맡을 배우를 물색하던 중, 말더듬이 청년을 대신해 촬영팀의 허드렛일을 돕던 호세인(호세인 레자 분)을 남편 역으로 캐스팅합니다. 하지만 호세인은 단순한 배역 그 이상의 감정을 품고 있었습니다. 그는 신부 역의 테헤레(테헤세 라다니아 분)를 오래전부터 짝사랑해왔고, 영화 속에서처럼 실제로 그녀의 남편이 되고 싶어 촬영 기간 내내 끊임없이 구혼을 합니다. 하지만 테헤레는 호세인의 애절한 구애에도 불구하고 단 한 번도 말 한마디 건네지 않습니다. 이는 그녀가 호세인에게 관심이 없어서라기보다는, 낯선 남자에게 말을 건넬 수 없는 이란 문화적 제약 때문이라는 점이 암시됩니다. 촬영 막바지, 테헤레의 반응 없는 태도에도 불구하고 호세인은 포기하지 않고 구불거리는 언덕길을 그녀의 뒤를 쫓아 올라가며 마지막 구혼을 시도합니다. 관객은 이들의 미묘하고도 절박한 관계 속에서 현실과 영화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독특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올리브나무사이로’는 재난 후의 비극적인 현실 속에서도 삶이 어떻게 계속되고, 희망이 어떻게 피어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가슴 뭉클한 드라입니다. 키아로스타미 감독은 영화 안의 영화라는 메타적인 구조를 통해 현실과 허구, 예술과 인생의 관계를 깊이 탐구합니다. 특히, 영화의 마지막 4분 동안 이어지는 올리브나무 사이 언덕길을 오르는 호세인과 테헤레의 롱테이크 장면은 수많은 비평가들에게 1990년대 최고의 엔딩으로 극찬받았으며, 두 인물의 미래에 대한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잊을 수 없는 여운을 남깁니다. 감독은 20일이라는 긴 시간 동안 이 단 한 장면을 촬영하며, 두 사람의 삶 전체를 관조하고 희망을 암시하는 깊이 있는 시선을 담아냈습니다. 일상 속에서 발견되는 인간 본연의 감정과 끈질긴 생명력을 섬세하게 포착하는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기다림의 미학’을 느낄 수 있는 이 영화는, 팍팍한 현실 속에서도 사랑과 희망을 잃지 않는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깊은 감동을 선사할 것입니다. 이란 영화의 진정한 힘을 경험하고 싶다면, 이 매혹적인 영화적 시를 놓치지 마세요.
Details
러닝타임
103분
연령등급
-
제작국가
프랑스,이란
제작/배급
압바스키아로스타미프로덕션
주요 스탭 (Staff)
호세인 쟈파리언 (촬영) 파하드 사바 (촬영)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