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텍사스 1987
Storyline
"황량한 길 위, 잃어버린 사랑의 메아리: <파리, 텍사스>"
빔 벤더스 감독의 1984년 걸작 <파리, 텍사스>는 개봉 4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많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시네마의 보석입니다.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비롯해 비평가들의 극찬을 받은 이 영화는, 광활한 미국 서부의 풍경을 배경으로 인간 존재의 근원적인 고독과 상실, 그리고 구원의 여정을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독보적인 미장센과 영혼을 울리는 음악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 로드 무비의 정수입니다.
붉고 메마른 텍사스 사막 한가운데서, 기억을 잃은 채 4년 만에 나타난 남자 트래비스(해리 딘 스탠튼)가 있습니다. 그는 실어증에 걸린 듯 침묵하며 과거의 잔해처럼 떠돕니다. 어렵사리 동생 월트(딘 스톡웰)와 재회하고, 월트 부부가 친부모처럼 키워온 아들 헌터(헌터 카슨)와 서서히 교감하기 시작합니다. 낯선 듯 익숙한 어린 아들과의 애틋한 만남 속에서 트래비스는 잊었던 과거의 파편들을 주워 담기 시작하고, 아내 제인(나스타샤 킨스키)의 존재를 알게 됩니다. 이들 부자는 잃어버린 기억과 흩어진 가족의 흔적을 찾아 미지의 땅, 휴스턴으로 향하는 긴 여정에 오릅니다. 과연 트래비스는 자신이 떠나왔던 자리, 혹은 스스로를 잃었던 이유를 마주하고 잃어버린 사랑을 되찾을 수 있을까요? 그들의 여정은 단순한 지리적 이동을 넘어, 한 남자의 고통스러운 자기 성찰과 회복을 향한 뜨거운 갈망을 담고 있습니다.
<파리, 텍사스>는 황량하고 아름다운 풍경이 주는 압도적인 시각적 미학 위에, 라이 쿠더의 애잔하고 중독성 있는 슬라이드 기타 선율이 덧입혀져 잊을 수 없는 경험을 선사합니다. 로비 뮐러의 촬영은 텍사스의 광활한 대지를 마치 인물의 내면 풍경처럼 담아내며, 고독과 상실감, 그리고 희미한 희망을 동시에 느끼게 합니다. 해리 딘 스탠튼은 침묵 속에서도 모든 것을 담아내는 깊이 있는 연기로 트래비스라는 캐릭터를 전설로 만들었으며, 나스타샤 킨스키와의 마지막 대화 장면은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으로 손꼽힙니다. 이 영화는 단순히 길을 떠나는 로드 무비가 아닙니다. 잃어버린 자신을 찾아 헤매는 모든 이들에게 바치는, 지독하게도 인간적이고 가슴 먹먹한 드라이브입니다. 삶의 의미와 관계의 본질에 대해 깊이 사유하고 싶은 관객이라면, <파리, 텍사스>가 선사하는 고독하면서도 아름다운 여정에 기꺼이 동참할 것입니다.
Details
러닝타임
146||145분
연령등급
-
제작국가
프랑스,서독,영국
제작/배급
돈 심슨/제리부룩하이머 필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