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line

"광기의 꿈을 좇는 영혼들, 김기영 감독의 '바보사냥'"

1984년, 한국 영화사의 독보적인 거장 김기영 감독이 또 하나의 기이하고 매혹적인 작품 <바보사냥 (Hunting For Idiots)>을 선보였습니다. 드라마 장르의 이 영화는 최재호, 김인문 배우의 열연 아래, 시대를 관통하는 예리한 시선과 김기영 감독 특유의 강렬한 미학이 집약된 수작으로 평가받습니다. 비록 당시 수입쿼터 제도를 위한 급조된 제작 환경 속에서 탄생했음에도 불구하고, 감독 스스로 가장 손꼽는 영화 중 하나로 언급했을 만큼 그의 작가적 고뇌와 예술혼이 깊이 스며들어 있습니다.


영화는 대학졸업정원제라는 사회적 압박감에 시달리다 자살을 기도하여 정신병원에 입원한 한 동료 환자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그는 과학 문명이 지구를 파멸로 이끌 것이라는 극심한 공포에 사로잡혀 있으며, 동료 환자 홍익을 설득하여 병원 탈출을 감행합니다. 사회로부터 도피한 두 '바보'는 이상향이라 불리는 '토끼섬'을 향한 기나긴 여정에 오르죠. 이들은 돈을 벌기 위해 병아리를 참새구이로 속여 팔고, 도살장에서 물 먹인 소를 공급하며, 약장수, 뻥튀기 장사, 광부 등 온갖 밑바닥 인생을 전전합니다. 그러던 중 광산촌에서 만난 순진한 바보 처녀 석호를 만나 함께 토끼섬 건설의 꿈을 꾸지만, 그 꿈은 현실의 벽 앞에서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석호는 토끼섬이 단지 정신 착란자의 환상일 뿐이라 판단하고 홍익을 떠나게 되고, 절망에 빠진 홍익은 결국 정신병으로 아들을 잃은 주막의 노부부와 합세하여 미지의 무인도를 향해 나룻배를 띄웁니다.


이 영화는 단순히 정신병원의 탈출극을 넘어, 1980년대 한국 사회가 안고 있던 청년 실업 문제, 급격한 산업화로 인한 인간 소외, 그리고 물질 만능주의 속에서 잊혀 가는 순수한 이상을 탐색하는 로드 무비이자 사회 드라마입니다.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를 허물며 진정한 자유와 행복이 무엇인지 질문하는 김기영 감독의 시선은 4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강렬한 울림을 줍니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에서 짐작할 수 있듯, 날 것 그대로의 현실과 인간 본연의 욕망을 직시하는 감독의 거침없는 연출은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것입니다. 기성 사회의 잣대로는 이해할 수 없는 '바보'들의 여정 속에서, 당신은 어쩌면 진짜 '바보'가 누구인지, 그리고 진정한 유토피아는 어디에 존재하는지 스스로에게 묻게 될 것입니다. <바보사냥>은 김기영 감독의 영화 세계를 이해하는 데 있어 결코 놓쳐서는 안 될 숨겨진 보석 같은 작품입니다.

Details

감독 (Director)

장르 (Genre)

드라마

개봉일 (Release)

1984-12-01

배우 (Cast)
러닝타임

100분

연령등급

연소자불가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주)화천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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