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line

삶의 가장 깊은 곳에서 피어난 경이로운 '세계': 오키쿠와 세계

2023년 개봉작 <오키쿠와 세계>는 사카모토 준지 감독이 선사하는 가장 이례적이면서도 따스한 시대극입니다. 19세기 에도 시대를 배경으로, 사회의 가장 낮은 곳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흑백 화면 위에 섬세하게 그려낸 이 영화는 때때로 터져 나오는 색채의 순간들처럼 관객의 마음에 깊고 진한 울림을 선사합니다. 단순한 드라마를 넘어, 삶의 본질과 인간적인 연결에 대한 성찰을 담아낸 이 작품은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세계'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게 할 것입니다.

이야기는 몰락한 사무라이 가문의 딸 오키쿠(쿠로키 하루)가 아버지 겐베이(사토 코이치)와 함께 허름한 집에서 살아가는 모습으로 시작됩니다. 오키쿠는 절에서 아이들에게 글을 가르치며 생계를 이어가고, 낭인이 된 아버지와 서로를 의지하며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오키쿠는 아버지의 비극적인 죽음과 함께 목소리를 잃게 되는 충격적인 사건을 겪습니다. 냄새나는 인분을 수거하여 농촌에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똥거름장수 야스케(이케마츠 소스케)와 추지(칸이치로)는 오키쿠의 집을 자주 드나들며 그녀의 곁을 맴돕니다. 당시 가장 천하고 멸시받던 직업을 가진 이들과 몰락한 사무라이 가문의 딸이라는 극명한 신분 차이에도 불구하고, 오키쿠는 순수하고 씩씩한 추지에게 알 수 없는 이끌림을 느낍니다. 이들은 가장 더럽고 하찮게 여겨지던 '똥'을 통해 삶의 순환과 평등이라는 심오한 메시지를 전달하며, 아직 '세계'라는 단어조차 생소했던 그 시절,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발견해 나갑니다.

<오키쿠와 세계>는 '똥'이라는 다소 파격적인 소재를 통해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와 삶의 겸허한 순환을 이야기하며, 사회적 편견과 계급을 뛰어넘는 따뜻한 시선을 던집니다. 사카모토 준지 감독은 그동안 보여줬던 강렬함 대신 섬세하고 따뜻한 감성으로,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이들의 희망과 사랑을 詩처럼 아름답게 그려냈습니다. 쿠로키 하루, 이케마츠 소스케, 칸이치로 등 주연 배우들의 진정성 있는 연기는 각자의 아픔과 고난 속에서도 굳건히 삶을 살아가는 청춘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때로는 가슴 저릿하게 그려지는 이들의 이야기는 불쾌함보다는 맑고 깨끗한 여운을 남기며, 관객으로 하여금 삶의 소중한 가치들을 다시금 돌아보게 합니다. 영화가 선사하는 유쾌한 풍자와 사회 비판적 메시지, 그리고 가슴 시린 로맨스는 마지막까지 눈을 뗄 수 없게 만듭니다. 세상의 척박한 현실 속에서도 피어나는 사랑과 희망의 가능성을 믿는 모든 이들에게, 이 작품은 오래도록 기억될 찬란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Details

감독 (Director)

사카모토 준지

장르 (Genre)

드라마

개봉일 (Release)

2024-02-21

러닝타임

90분

연령등급

-

제작국가

일본

제작/배급

주요 스탭 (Staff)

사카모토 준지 (각본) 카사마츠 노리미치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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