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 1981
Storyline
시간을 초월한 비극, 순수함의 이름 '테스'
1979년 개봉작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이들의 가슴속에 깊은 여운을 남기는 영화가 있습니다. 바로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수작, '테스'입니다. 토머스 하디의 고전 소설 '더버빌 가의 테스: 순결한 여인'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한 여인의 비극적인 운명을 통해 사회의 위선과 불합리한 도덕적 잣대를 예리하게 파고듭니다. 특히 폴란스키 감독이 비극적으로 세상을 떠난 아내 샤론 테이트를 추모하며 만든 영화라는 점에서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닙니다. 당시 십 대였던 나스타샤 킨스키는 꽃처럼 피어나는 아름다움과 섬세한 연기로 '테스' 그 자체가 되어 스크린을 압도하며 전 세계 관객들의 뇌리에 잊을 수 없는 이미지를 각인시켰습니다. 그녀의 맑고 슬픈 눈빛은 '책받침 속 여신'으로 불리며 한국 관객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영화는 아름답고 순수한 시골 처녀 테스(나스타샤 킨스키 분)의 기구한 삶을 따라갑니다. 집안의 몰락한 귀족 혈통을 내세워 팔자를 고쳐보려던 아버지의 어설픈 시도로, 테스는 부유한 더버빌 가에 하녀로 보내집니다. 그곳에서 그녀의 순결은 주인집 아들 알렉(레이 로우슨 분)의 강압적인 욕망에 희생되고, 테스는 원치 않는 임신과 아이의 죽음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안고 고향으로 돌아옵니다.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난 테스는 아름다운 영혼을 지닌 목사의 아들 앤젤 클레어(피터 퍼스 분)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지만, 지울 수 없는 과거의 그림자는 그녀를 끊임없이 옥죕니다. 테스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과거를 고백하지만, 시대의 경직된 관습과 순결에 대한 편협한 시선은 그녀의 행복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영화는 테스가 자신의 삶을 지키기 위해 고통스러운 선택을 거듭하는 과정을 섬세하고 비극적으로 그려내며, 한 여인의 삶을 집어삼키는 잔혹한 운명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집니다.
'테스'는 단순히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를 넘어, 19세기 빅토리아 시대 영국 사회가 여성에게 강요했던 이중적인 도덕률과 위선을 신랄하게 비판합니다. 특히 원작 소설 '순결한 여인'이라는 부제가 당시의 보수적인 시각에 대한 하디의 대담한 저항이었음을 영화는 아름다운 영상미 속에 강렬하게 담아냅니다. 폴란스키 감독은 영롱하고 사실적인 촬영과 섬세한 미장센으로 당대의 풍경과 인물들의 감정선을 고스란히 담아내며, 1979년 골든 글로브 외국어영화상, 1980년 세자르상 작품상 수상 및 아카데미 촬영상, 미술상, 의상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습니다. 시간을 초월한 명작의 반열에 오른 '테스'는 아름다운 영상과 함께 인간 본연의 순수함, 그리고 운명 앞에서 고뇌하는 한 여인의 강인하면서도 처연한 모습을 통해 깊은 감동과 함께 오늘날 우리 사회가 가진 편견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할 것입니다. 2014년 재개봉 당시에도 큰 반향을 일으켰던 이 영화를 통해, 영원한 테스, 나스타샤 킨스키의 찬란한 존재감을 다시 한번 만나보시길 강력히 추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