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탄적일천 2022
Storyline
바닷가에 부서지는 기억, 시대의 물결을 담다: <해탄적일천>
**[1. 시간과 마주한 여성들, 대만 뉴웨이브의 찬란한 서막]**
1983년, 대만 영화사에 한 획을 그으며 새로운 물결을 일으킨 거장 에드워드 양 감독의 장편 데뷔작 <해탄적일천>(That Day, on the Beach)이 시대를 넘어 다시 우리를 찾아옵니다. 당시 대만의 급격한 사회 변화 속에서 여성의 삶과 내면을 깊이 있게 통찰한 이 작품은 단순한 영화를 넘어선 하나의 문화적 선언이었습니다. 에드워드 양은 이 영화를 통해 뿌리, 집, 정체성이라는 그의 전 필모그래피를 관통하는 핵심 주제의 초석을 다졌으며, 현대 도시인의 삶을 관조하는 특유의 시선으로 대만 뉴웨이브의 지평을 열었습니다. 섬세한 연출과 크리스토퍼 도일 촬영감독의 뛰어난 영상미는 166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관객을 깊은 사유의 세계로 이끌며,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감동과 질문을 던집니다.
**[2. 사라진 남편, 그리고 과거로의 회귀]**
영화는 13년 만에 재회한 두 여인, 저명한 피아니스트 웨이칭(호인몽)과 친구 자리(장애가)의 대화에서 시작됩니다. 이들의 만남은 시간의 강물 속에 묻혀 있던 지난날의 기억들을 수면 위로 끌어올립니다. 자리의 남편 더웨이의 미스터리한 실종, 그는 해변에서 익사한 것일까요, 아니면 회삿돈을 들고 잠적한 것일까요? 영화는 이 질문에 대한 명확한 답을 주지 않은 채, 그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선택하고 감내해야 했던 삶의 여정을 조명합니다. 웨이칭은 자리의 오빠와 이루지 못한 사랑의 아픔을 뒤로하고 유학길에 올라 성공한 피아니스트가 되었고, 자리는 부모가 정해준 결혼을 거부하고 사랑을 택했지만 결혼 생활은 고독과 위태로움으로 가득합니다. 이들의 회상을 통해 영화는 1970년대부터 80년대에 이르는 대만의 사회적 변천과 함께, 전통적인 가치관과 현대적인 열망 사이에서 방황하고 고뇌하는 한 세대의 초상을 담담하게 그려냅니다.
**[3. 여성의 자화상, 시대를 비추는 거울]**
<해탄적일천>은 남편의 실종이라는 지극히 개인적인 사건을 통해 당시 대만 사회의 거대한 변화와 여성의 자아 찾기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능숙하게 엮어냅니다. 두 여인의 이야기는 단순히 그들의 개인사가 아니라, 급속한 산업화와 서구 문물의 유입 속에서 전통적인 여성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정체성을 갈망했던 당대 여성들의 자화상입니다. 에드워드 양 감독은 독특한 카메라 기법과 비선형적인 서술 방식으로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인물들의 감정 변화와 시대적 배경을 유려하게 연결합니다. 이 영화는 사랑과 결혼이라는 전통적인 개념에서 벗어나 진정한 행복과 자유를 찾아 나서는 여성들의 지난한 과정을 깊이 있는 시선으로 따라가며, 관객에게 과연 진정한 행복과 집, 정체성은 무엇인지 질문하게 합니다. 대만 뉴웨이브의 시작을 알린 기념비적인 작품이자 에드워드 양 감독의 탁월한 예술 세계를 엿볼 수 있는 <해탄적일천>은 시대를 초월하여 깊은 여운을 선사할 것입니다. 이 아름답고도 사색적인 드라마를 통해 대만의 잃어버린 시간과 그 속에서 빛나던 여성들의 열망을 만나보시길 강력히 추천합니다.
Details
러닝타임
166분
연령등급
-
제작국가
대만
제작/배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