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line

"순박함이 산산이 부서진 자리, 그녀는 어떻게 다시 일어섰는가: '건드리지 좀 마'"

1989년, 격동의 시대 속에서 한 여인의 파란만장한 삶을 통해 인간 본연의 순수함과 세상의 비정함을 대비하며 깊은 울림을 선사했던 영화 <건드리지 좀 마>는 액션이라는 장르적 외피 안에 뜨거운 드라마를 품고 있는 작품입니다. 황태현 감독의 섬세한 연출과 배우 전혜성의 열연이 돋보이는 이 영화는 단순한 오락을 넘어 한 인물의 처절한 고난과 이를 극복하려는 의지를 밀도 있게 그려냅니다. 개봉 당시 '연소자불가' 등급을 받으며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가감 없이 보여줬던 이 작품은, 시대가 변해도 변치 않는 인간 본성의 다양한 얼굴을 탐구하며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길 것입니다.


영화는 순박함 그 자체인 산골 처녀 양순(전혜성 분)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양부모의 사랑 아래 티 없이 맑게 자란 그녀는 약초를 캐러 다니던 총각 대포(임영규 분)와 부부의 연을 맺으며 행복한 미래를 꿈꿉니다. 그러나 이 단꿈은 그리 오래가지 못합니다. 결혼 3일 만에 대포는 양순의 돈을 들고 야반도주하며 그녀의 순진한 세계를 산산조각 냅니다.
세상 물정 모르는 양순은 돈을 벌어 대포를 찾겠다는 일념으로 정처 없이 서울로 향하고, 그곳에서 강마담을 만나 수양딸이 됩니다. 강마담의 술집에서 일하며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 하지만, 이마저도 퇴폐 업소로 적발되며 그녀는 또다시 홀로 남겨집니다. 절망의 끝자락에서 우연히 한량 지경을 만나 그의 청혼을 받게 되는 양순. 졸부의 아들인 지경의 부모는 그녀와의 결혼을 반대하지만, 양순은 오히려 그들을 친부모처럼 섬기겠다고 자처하며 지극한 진심을 보입니다.
하지만 양순의 순수한 마음과 달리, 지경과 그의 부모는 그녀에게 일본 재력가 나카무라의 '현지처'가 될 것을 강요하며 다시 한번 그녀의 삶을 나락으로 밀어 넣습니다. 모든 것을 잃고 황폐해진 양순의 영혼. 그때, 나카무라의 운전사로 나타난 뜻밖의 인물, 바로 대포와의 재회는 양순의 메마른 마음에 작은 파문을 일으킵니다. 서로에게 용서를 구하며 과거의 아픔을 보듬는 두 사람은 잊었던 사랑을 다시 확인하고 마침내 새로운 시작을 맞이합니다.


<건드리지 좀 마>는 한 여인이 겪는 일련의 배신과 상실, 그리고 그 속에서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진정한 삶의 의미를 되묻는 작품입니다. 영화는 '액션'이라는 장르를 통해 물리적인 충돌보다는 양순이라는 인물이 겪는 내면의 갈등과 그녀를 옥죄는 현실과의 처절한 싸움을 그려냅니다. 시대를 뛰어넘는 보편적인 인간의 욕망과 좌절, 그리고 그 안에서 피어나는 희망의 메시지는 오늘날 관객들에게도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입니다. 특히, 복잡한 인물들의 관계 속에서 펼쳐지는 예측 불가능한 전개와 양순의 감정선 변화는 관객들을 스크린에 몰입하게 만들며, 마지막 순간까지 그녀의 행보를 응원하게 합니다. 고전 한국 영화의 깊이 있는 서사와 드라마를 선호하는 관객이라면, <건드리지 좀 마>는 단순한 이야기가 아닌, 한 여인의 삶을 통해 우리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게 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것입니다.

Details

감독 (Director)

장르 (Genre)

액션

개봉일 (Release)

1989-12-16

배우 (Cast)
러닝타임

91분

연령등급

연소자불가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주)건화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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