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관과 장미 1990
Storyline
사랑과 이념의 엇갈린 비극, 욕망의 장미는 누구를 향하나
1987년 유고슬라비아에서 개봉한 데잔 소락 감독의 수작 <사관과 장미>(The Officer With A Rose, 원제: Oficir s ružom)는 격동의 전후 시대를 배경으로 한 매혹적인 멜로드라마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 공산주의 정권이 막 자리 잡기 시작한 1945년 자그레브를 배경으로, 계급과 이념을 넘어선 금지된 사랑의 비극을 섬세하게 그려내 평단과 대중의 큰 찬사를 받았습니다. 유고슬라비아의 1980년대 최고 흥행작 중 하나로 손꼽히는 이 영화는 당시 공산주의 정부와 파르티잔 신화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조심스럽게 드러내며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데잔 소락 감독은 이 영화로 퓰라 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주연 배우 자코 라세비(Žarko Laušević)는 최우수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연기력과 작품성을 동시에 인정받았습니다.
영화는 전쟁이 끝난 직후 혼란스러운 자그레브에서 시작됩니다. 젊고 부유한 미망인 마틸다 이반치치(크세니야 파이치 분)의 저택에 인민군 중위 페타르 호르바트(자코 라세비 분)가 자신의 18세 애인 릴리언 마티치(드라간 맥키 분)를 기거하게 하면서 묘한 긴장감이 흐릅니다. 계급적 배경이 전혀 다른 세 인물의 동거는 곧 파국을 예고하는 듯합니다. 당의 지시로 릴리언이 자리를 옮기자, 남편의 행방을 알 수 없어 외로워하던 마틸다와 페타르는 서로에게 강렬하게 이끌려 금지된 사랑에 빠져듭니다. 그러나 운명은 이들을 가만두지 않습니다. 어느 날 페타르 중위는 당의 소환을 받게 되고, 동시에 마틸다의 남편이 뜻밖에도 석방되어 돌아옵니다. 당에 대한 충성과 사랑하는 마틸다 사이에서 갈등하던 페타르는 결국 편지를 남기고 떠나버리고, 마틸다는 중위를 찾아 헤매던 중 릴리언의 방문을 받게 되는데, 그녀는 임신한 상태입니다. 세 남녀의 엇갈린 사랑과 비극적인 운명은 격변하는 시대적 배경 속에서 더욱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사관과 장미’는 단순한 멜로드라마를 넘어, 이념의 광풍 속에서 개인이 겪는 비극과 인간 본연의 욕망을 심도 있게 탐구합니다. 아름다운 영상미와 주연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 앙상블은 이 금지된 사랑의 서사를 더욱 설득력 있게 만듭니다. 특히 크세니야 파이치와 자코 라세비는 미묘한 감정선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영화는 이념적 잣대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인간적인 끌림과 좌절을 통해, 시대의 아픔 속에서도 피어나는 사랑의 진정성을 묻습니다. 1980년대 유고슬라비아 영화의 대표작이자 고전으로 평가받는 이 영화는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강렬한 감동과 깊은 생각을 선사할 것입니다. 정치적 배경과 개인적인 비극이 교차하는 복합적인 서사를 좋아한다면, 시대의 걸작 <사관과 장미>를 반드시 경험해보시길 추천합니다.
Details
러닝타임
106분
연령등급
-
제작국가
유고슬라비아
제작/배급
주요 스탭 (Staff)
데잔 소락 (각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