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line

"서민의 진심, 혼탁한 새알시에 던진 한 표의 울림 – 영화 <새알각하>"

영화는 때로 가장 현실적인 풍자를 통해 우리 사회의 단면을 비추기도 합니다. 1994년 개봉한 한영렬 감독의 <새알각하>는 드라마, 코미디, 그리고 통렬한 정치 풍자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수작으로, 90년대 한국 영화계가 선보인 독특한 시선을 엿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주현, 강남길, 오유선, 유연실 등 당시 활발히 활동하던 배우들의 호연이 더해져, 가상의 도시 '새알시'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한 서민의 파란만장한 여정을 깊이 있게 그려냅니다. 단순히 웃음을 자아내는 코미디를 넘어, 권모술수가 난무하는 정치판에 뛰어든 한 남자의 순수한 인간미가 선사하는 묵직한 메시지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울림을 전합니다.


이야기는 다가온 시장 선거로 들썩이는 가상의 도시, 새알시에서 시작됩니다. 막강한 자금력과 조직력을 앞세운 여당 신지당에 맞서, 야당인 신평당은 컴퓨터를 동원해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를 물색하는 기발한 시도를 합니다. 그 결과, 전혀 예상치 못한 인물이 유력 후보로 지목되는데, 바로 포대시장에서 건어물 장사를 하는 순박한 나도팔(주현 분)입니다. 그는 고아원에서 헤어진 여동생 도희를 찾기 위해 같은 고아원 출신인 조진상(강남길 분)의 제안으로 무소속 후보로 나선 터였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컴퓨터가 제시한 당선 유력 후보가 됨으로써 나도팔은 졸지에 제일 야당인 신평당의 후보가 됩니다. 그는 선거 운동 중에도 틈틈이 동생의 흔적을 쫓고, 이러한 나도팔의 행보에 호기심을 느낀 TV 여기자 양희경(유연실 분)은 끈질긴 추적 끝에 그의 가슴 아픈 과거를 파헤칩니다. 그리고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되는데, 바로 화류계 요정 미진각의 진마담(오유선 분)이 나도팔의 여동생 도희라는 것이었습니다. 양희경 기자는 진마담의 기구한 삶에 연민을 느끼고, 특종 대신 인간적인 번민에 빠지게 됩니다. 과연 서민 나도팔은 혼탁한 선거판에서 자신의 진심을 지켜내고, 오랫동안 찾아 헤매던 동생과 온전한 재회를 이룰 수 있을까요?


<새알각하>는 '새알'이라는 다소 해학적인 제목만큼이나, 정치라는 무거운 소재를 유쾌하면서도 날카로운 시선으로 풀어냅니다. 한영렬 감독은 소외 계층의 현실과 서민적 애환을 담담하게 그려내면서도,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놓치지 않아 작품성과 흥행성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주현 배우가 연기한 나도팔은 기존 정치인의 위선적인 모습과 대비되는, 꾸밈없고 진정성 있는 언행으로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합니다. 그의 소박하지만 진심을 다하는 유세 현장의 모습은 겉으로만 번지르르한 정치 공약들 속에서 빛나는 '인간미'가 무엇인지 되묻게 합니다. 비록 928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크게 흥행하지는 못했지만, 이 영화는 시대를 관통하는 정치 풍자와 인간적인 드라마가 조화를 이룬 수작으로 기억될 만합니다. 또한, 감독의 연출 의도처럼 소외된 이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창이 되기도 합니다. 이 작품은 단순한 오락 영화를 넘어, 90년대 한국 사회와 정치의 이면을 엿보고 싶은 이들에게 깊은 사색과 여운을 남길 것입니다. 다만,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았으니 이 점 유의하여 감상하시길 바랍니다.

Details

감독 (Director)

장르 (Genre)

드라마

개봉일 (Release)

1994-06-25

배우 (Cast)
러닝타임

107분

연령등급

연소자불가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주)서울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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