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기하 1992
Storyline
절망의 도시, 희망을 좇다: <정홍기하> 비극적인 꿈의 질주
1990년, 격동의 시대를 배경으로 한 편의 강렬한 액션 범죄 드라마가 스크린을 수놓았습니다. 허탁영 감독의 연출 아래 임문룡, 강화 배우가 주연을 맡은 영화 <정홍기하>(Running On Empty)는 거대한 시대의 흐름 속에서 개인이 겪는 좌절과 처절한 생존 투쟁을 날 것 그대로 그려냅니다. 중국 문화혁명의 상흔을 안고 홍콩으로 흘러들어온 이들의 이야기는, 물질만능주의 사회의 냉혹한 현실과 인간 본연의 욕망이 뒤엉켜 비극적인 서사로 완성됩니다.
영화는 중국 문화혁명이라는 거대한 정치적 격변기에 반대파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숙청당한 아동, 아군, 그리고 소강이라는 세 인물의 기구한 운명에서 시작됩니다. 모든 것을 잃고 간신히 홍콩으로 탈출한 그들 앞에 펼쳐진 것은 자유가 아닌 또 다른 형태의 억압, 바로 '돈' 없이는 인간다운 삶조차 허락되지 않는 자본주의 사회의 냉혹함이었습니다. 뼈저린 현실 앞에서 이들은 절망 대신 위험한 선택을 감행합니다. 오직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으로, 세 사람은 항생은행의 현금 운송 차량을 탈취할 대담한 계획을 세웁니다. 그러나 계획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소강이 총상을 입게 되고, 남은 아동과 아군만이 현금 7백만 불을 강탈하는 데 성공합니다. 하지만 거액의 현금을 손에 넣는 순간, 이들의 파국은 피할 수 없는 운명처럼 드리워집니다. 현금 분배 과정에서 불만을 품은 차량 변조 기술자 '쇠못'이 언쟁 도중 소강을 살해하면서 사건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치닫게 됩니다. 경찰은 소강의 시체에서 단서를 찾아 쇠못을 체포하고, 살인범으로 몰린 쇠못은 결국 살인죄 면죄와 70만 불의 현상금을 약속받고 아동과 아군의 거처를 발설하게 됩니다. 말레이시아로의 탈출을 꿈꾸던 아동과 아군은 경찰에 의해 붙잡히며 그들의 비극적인 질주는 막을 내리게 됩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범죄 액션을 넘어, 시대의 희생양들이 새로운 세상에서 겪는 혼돈과 생존을 위한 처절한 발버둥, 그리고 그 과정에서 피어나는 인간 군상의 욕망과 배신을 심도 있게 다룹니다. 특히 1990년대 홍콩 영화 특유의 거칠고 사실적인 액션 연출은 물론, 극의 전반에 흐르는 암울하면서도 서정적인 분위기는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절망의 끝에서 한 줄기 희망을 찾아 달려갔지만 결국 비극적인 운명에 갇히게 되는 주인공들의 모습은, 물질만능주의 사회와 개인의 나약함, 그리고 시대의 폭력이 개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다시금 생각하게 합니다. 짜임새 있는 스토리와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이는 <정홍기하>는 잊을 수 없는 강렬한 여운을 선사할 것입니다. 1990년대 홍콩 누아르와 비극적 액션 드라마를 사랑하는 관객이라면 반드시 경험해야 할 작품입니다.
Details
러닝타임
91분
연령등급
-
제작국가
홍콩
제작/배급
주요 스탭 (Staf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