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으나 땅에 희나 백성 1997
Storyline
기억의 심연을 더듬어, 구원을 향한 성지순례: <검으나 땅에 희나 백성>
1995년 개봉작 <검으나 땅에 희나 백성>은 단순한 드라마를 넘어선, 한국 영화사의 독특한 족적을 남긴 수작입니다. 거장 배용균 감독이 각본, 연출, 제작, 촬영, 조명, 편집까지 도맡아 완성한 이 작품은 10년에 걸친 심혈을 기울인 노력의 결정체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의 전작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에서 엿볼 수 있었던 깊이 있는 철학적 사유와 시적인 미학은 <검으나 땅에 희나 백성>에서 더욱 심화되어,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질문을 던집니다. 스위스 프리부르그 영화제 특별상 수상 및 1997년 키노 베스트 10에 선정되며 평단의 찬사를 받았던 이 영화는, 개봉 당시 상업적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 예술적 가치를 재조명받으며 한국 auteurism 영화의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영화는 신원미상의 인물 'ㅎ'이 '해천'이라는 기이한 공간에 나타나면서 시작됩니다. '해천'은 현재와 과거가 뒤섞인, 마치 현실과 환상, 꿈이 공존하는 듯한 폐쇄적인 장소입니다. 몽유병자처럼 이곳을 헤매는 'ㅎ'의 여정은 잊힌 과거를 찾아가는 고독한 발걸음이자, 40년이라는 시간의 퇴적층 아래 묻혀버린 삶의 비밀을 파헤치려는 지난한 탐색입니다. 'ㅎ'은 해천에서 과거의 미아들과 망령처럼 때때로 출몰하는 인물들과 운명적으로 조우하며 얽히고설킨 인생의 실타래를 풀어갑니다. 그의 목적지는 단순히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는 것을 넘어, 구원의 원형이자 낙원의 원형을 향한 성지순례와도 같습니다. 과연 'ㅎ'은 이 퇴행적인 여정의 끝에서 진정한 구원을 찾을 수 있을까요, 아니면 낙원과 지옥이 함께 자리한 혼돈을 마주하게 될까요?
배용균 감독의 <검으나 땅에 희나 백성>은 서사가 아닌 감각과 사유를 따라가는 영화입니다. 밀도 높은 연출과 상징적인 미장센은 관객을 'ㅎ'의 내면세계로 깊이 끌어들이며, 기억, 상실, 구원과 같은 보편적인 질문들을 던집니다. 과거와 현재,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허무는 해천이라는 공간은 우리 모두가 마음속에 품고 있는 잊고 싶은, 혹은 간절히 찾고 싶은 기억의 파편들을 은유합니다. 이 영화는 단순히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관객 개개인의 삶과 기억을 되돌아보게 하는 강렬한 경험을 선사할 것입니다. 예술 영화의 깊이와 성찰을 사랑하는 관객이라면, 시간을 초월한 배용균 감독의 독자적인 영화적 언어와 철학적 메시지에 깊이 매료될 것입니다. 오래도록 잊히지 않을 여운을 남기는 <검으나 땅에 희나 백성>을 통해 당신만의 해천을 탐험해 보시길 강력히 추천합니다.
Details
감독 (Director)
장르 (Genre)
드라마
개봉일 (Release)
1997-12-06
배우 (Cast)
러닝타임
111분
연령등급
연소자관람가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배용균프로덕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