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로와 엘리야 1995
Storyline
지중해의 따스함 뒤에 숨겨진 격정의 외침: <치로와 엘리야>
가브리엘 살바토레 감독의 이름을 들으면 많은 이들이 1991년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에 빛나는 찬란한 지중해의 풍광을 담은 <지중해>를 떠올릴 것입니다. 하지만 1994년 개봉한 그의 또 다른 수작, <치로와 엘리야 (Sud)>는 아름다운 지중해의 햇살 뒤에 숨겨진 남부 이탈리아의 쓰라린 현실을 날것 그대로 담아낸 강렬한 드라마입니다. 전작의 유쾌하고 낭만적인 분위기와는 확연히 다른, 깊고 쓰라린 사회 비판적 시선으로 관객들을 사로잡는 이 영화는 90년대 초 이탈리아를 휩쓸었던 정치적 부패와 사회적 불만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합니다. 단순한 오락을 넘어선, 가슴을 울리는 진정한 영화적 경험을 선사할 것입니다.
영화는 코발트빛 지중해가 맞닿아 있는 남단의 작은 마을에서 요동치는 선거판을 배경으로 시작됩니다. 이탈리아 전역을 뒤흔들었던 '탕겐토폴리(Tangentopoli)' 부패 스캔들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시대, 실업과 절망에 지쳐 거리에 내몰린 이들의 목소리는 누구에게도 닿지 않는 듯합니다. 신경쇠약에 시달리는 전 노조 지도자 치로와 그의 처남 엘리야, 그리고 실업자 미켈레와 북아프리카 이주민 부니르 등은 자신들을 해고자로 만들고도 부정선거로 상원의원에 재선하려는 카나바츄올로에게 분노합니다. 이들은 마지막 희망을 걸고 한 투표소를 점거하지만, 그들의 절규는 무자비한 폭력 항거로 규정되며 외면받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아버지의 부조리한 삶에 회의를 느끼던 카나바츄올의 딸 루치아가 우연히 투표소에 들어서고, 뜻하지 않게 치로의 인질이 됩니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황한 의원은 강제 진압을 막으려 하지만, 대중의 지지를 얻기 시작한 치로의 농성이 예상 밖으로 확산되자 결국 무장경찰을 투입하고 무조건적인 투항을 요구하는 최후통첩을 선포합니다.
<치로와 엘리야>는 소외된 자들의 절박한 외침이 어떻게 폭력으로 변질되고 다시 사회적 저항으로 피어나는지를 섬세하면서도 긴장감 넘치게 그려냅니다. 배우 실비오 올란도는 전 노조 지도자 치로 역을 맡아 신경쇠약에 걸린 한 남자의 절박함과 분노를 탁월하게 표현하며 그해 다비드 디 도나텔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이 영화는 1994년 나스트로 디 아르젠토 시상식에서 최고 음악상을 수상했으며, 다비드 디 도나텔로 시상식에서도 최고 음향상을 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았습니다. 가브리엘 살바토레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 90년대 이탈리아의 정치적, 사회적 상황을 비판하며, 변방의 소외된 이들의 시선에서 본 '메조조르노(남부 이탈리아)'의 현실을 날카롭게 고발합니다. 지중해의 아름다움 뒤에 숨겨진 사회의 어두운 단면과, 그 속에서 희망을 찾아 헤매는 인간 군상의 모습을 통해 깊은 여운과 함께 우리 시대의 질문을 던지는 작품으로, 강렬한 메시지와 뛰어난 연기 앙상블을 감상하고 싶은 관객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영화입니다.
Details
러닝타임
88분
연령등급
-
제작국가
이탈리아
제작/배급
체키고리그룹 타이거키네마토그라피카
주요 스탭 (Staff)
가브리엘 살바토레 (각본) 프랑코 베니니 (각본) 마리나 게프터 (기획) 이탈로 페트리시오느 (촬영) 마시모 피오치 (편집) 페데리코 드 로버티스 (음악) 페데리코 드 로버티스 (사운드(음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