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line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피어나는 인간 군상극, <학생부군신위>

1996년, 한국 영화계에 죽음이라는 보편적 주제를 신선하고도 파격적인 시선으로 그려낸 박철수 감독의 역작, <학생부군신위>가 등장했습니다. 단순한 장례식이 아닌, 삶의 희로애락이 뒤섞인 생생한 인간 군상극을 펼쳐 보이며 평단과 관객 모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이 작품은 제32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영화 부문 대상과 작품상, 감독상을 휩쓸고, 제34회 대종상에서는 남우조연상과 시나리오상을 수상하며 그 작품성을 인정받았습니다.


영화는 여느 날처럼 다방을 전전하던 박 노인이 자전거 사고로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하면서 시작됩니다. 아버지의 부고 소식에 영화감독인 큰아들 찬우, 카페를 운영하는 딸 미선, 미국에 사는 셋째 아들 찬세 등 뿔뿔이 흩어져 살던 자식들이 고향으로 모여들고, 적막했던 시골집은 순식간에 사람들로 북적이는 장례식장으로 변모합니다. 망자의 마지막을 애도하는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도, 상주는 자신의 직업대로 부친의 죽음을 한 편의 파노라마처럼 인지하고,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찬세는 유교식 장례 절차 속에서 찬송가를 불러 불협화음을 만들어냅니다. 심지어 박 노인의 여동생은 장례식장에서 보험 영업을 시도하고, 동네 사람들은 옛 사람을 만나는 만남의 장으로 삼아 세상 이야기를 늘어놓는 등, 초상집은 슬픔뿐 아니라 온갖 인간적인 욕망과 희극적인 상황이 뒤섞인 한바탕 난장판이 됩니다. 특히 부모 속을 가장 많이 썩이던 딸 미선이 누구보다 애통하게 오열하는 모습은, 죽음 앞에서 드러나는 인간 본연의 감정과 아이러니를 가감 없이 보여줍니다.


<학생부군신위>는 죽음을 둘러싼 다양한 인간의 태도를 지극히 현실적이면서도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담아냅니다. 박철수 감독은 장례 절차를 다큐멘터리처럼 기록하면서도, 그 속에 산 자들의 복잡한 심리와 관계를 날 것 그대로 펼쳐놓으며 ‘죽음은 산 자의 몫으로 남는 것’이라는 강렬한 메시지를 던집니다. 죽음이라는 엄숙한 순간에도 삶은 계속되고, 그 속에서 우리는 웃고 울며, 때로는 이기적으로, 때로는 진심으로 서로를 마주합니다. 한국의 전통 장례 문화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기묘하고도 생생한 드라마는, 우리에게 삶과 죽음의 의미, 그리고 그 경계에서 피어나는 인간적인 모든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할 것입니다.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진한 여운을 선사하는 이 영화를 통해, 삶의 본질을 탐색하는 특별한 경험을 해보시길 강력히 추천합니다.

Details

감독 (Director)

장르 (Genre)

드라마

개봉일 (Release)

1996-03-01

배우 (Cast)
러닝타임

118분

연령등급

고등학생가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주)박철수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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