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의 힘 1998
Storyline
엇갈린 시선, 삶의 아이러니를 응시하다: 홍상수의 '강원도의 힘'
1998년, 한국 영화계에 한 줄기 독특한 미풍을 불어넣으며 제51회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받았던 홍상수 감독의 두 번째 장편 <강원도의 힘>은 개봉 20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도 그 독보적인 존재감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일상의 지루함과 욕망의 민낯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 홍상수 감독 특유의 작가주의적 시선이 확립된 초기 걸작으로 평가받는 이 영화는, 평범한 듯 보이지만 날카롭게 인간 본연의 모습을 파고드는 힘으로 관객들의 뇌리에 깊이 각인되었습니다.
영화는 헤어진 연인인 지숙(오윤홍)과 상권(백종학)이 각자 다른 일행과 강원도를 찾는 여정에서 시작됩니다. 지숙은 친구들과 강릉으로 떠나 우연히 만난 경찰관(김유석)과 묘한 인연을 맺게 되고, 서울로 돌아온 후에도 그를 다시 찾아 강원도로 향합니다. 이들의 만남은 겉으로는 담담해 보이지만, 그 속에 자리한 외로움과 갈망은 미묘한 긴장감을 자아냅니다. 한편, 유부남인 상권은 후배 재완(전재현)과 함께 강원도로 여행을 떠나며 옛 연인 지숙과는 알지 못하는 사이 같은 공간을 스쳐 지나갑니다. 이처럼 두 개의 이야기는 시차를 두고 교차하면서도 동일한 공간을 배경으로 흐르며, 서로의 파편을 담고 있는 듯한 독특한 서사를 만들어냅니다. 우연한 만남과 엇갈림, 그리고 강원도라는 낯선 공간이 주는 미묘한 '힘'은 각자의 삶에 스며들어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강원도의 힘>은 마치 퍼즐 조각처럼 흩어진 인물들의 시선과 경험을 관객 스스로 맞춰나가도록 유도합니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관통하는 '차이와 반복'의 미학이 이 작품에서부터 확고하게 자리 잡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겉으로는 무심한 듯 이어지는 일상의 대화와 반복되는 행위 속에서 인간 내면의 모순과 위선, 그리고 씁쓸한 욕망이 섬뜩하리만치 사실적으로 드러납니다. 특별한 사건 전개 없이 건조하게 현실을 응시하는 듯 보이지만, 그 안에서 발견되는 인간 군상의 모습은 관객에게 깊은 질문과 공감을 던집니다. 단순한 줄거리 요약을 넘어, 관객으로 하여금 영화 속 인물들의 감정과 선택의 이유를 탐색하게 만드는 <강원도의 힘>은 홍상수 영화의 세계로 입문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잊을 수 없는 경험을 선사할 것입니다. 일상의 파편 속에서 진실을 발견하는 영화적 재미를 느끼고 싶다면, 이 영화가 선사하는 '강원도의 힘'에 기꺼이 빠져들어 보시길 강력히 추천합니다.
Details
감독 (Director)
장르 (Genre)
드라마
개봉일 (Release)
1998-04-04
배우 (Cast)
러닝타임
108분
연령등급
18세미만불가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미라신코리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