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line

도시의 그림자 속, 엇갈리는 존재들의 연대기: <공포분자>

대만 뉴 웨이브 시네마의 거장 에드워드 양 감독이 1986년에 선보인 걸작 <공포분자>는 개봉 후 40여 년이 지난 지금도 현대 도시인의 삶을 통찰하는 빛나는 프리즘으로 남아있습니다. 1987년 로카르노영화제 은표범상을 수상하며 국제적인 주목을 받은 이 작품은, 양덕창 감독의 위대한 '타이페이 3부작' 중 한 편으로 손꼽히며 급변하는 도시 속 인간 소외와 관계의 본질을 예리하게 파고듭니다.

영화는 네 명의 인물을 축으로 진행됩니다. 창작의 슬럼프와 결혼 생활의 권태에 지친 소설가, 직장에서 무기력함을 느끼는 그녀의 남편, 우연히 도시의 풍경을 카메라에 담는 것을 즐기는 소년, 그리고 불량배들과 어울리며 자유분방한 나날을 보내는 소녀. 이들은 타이페이의 무심한 일상 속에서 각자의 삶을 살아가지만, 운명처럼 서로의 궤적에 조용히 침투하며 얽히기 시작합니다. 경찰의 급습으로 아수라장이 된 갱의 은신처에서 도망치던 소녀가 발코니에서 떨어져 부상을 입고, 그 장면을 소년이 카메라에 담는 우연한 사건은 예측할 수 없는 파장을 일으키죠. 이후, 소설가는 남편의 아이를 임신했다는 소녀의 장난 전화를 받게 되고, 이 가벼운 거짓말은 그녀의 무기력한 현실에 균열을 내며 새로운 창작의 영감이 되거나 혹은 예측 불가능한 비극의 씨앗이 됩니다. 에드워드 양 감독은 이처럼 사소해 보이는 우연들이 어떻게 현대인의 삶을 거미줄처럼 엮어내고, 서로에게 알게 모르게 '공포분자'가 되는지를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시대를 초월한 에드워드 양 감독의 <공포분자>는 단순한 드라마를 넘어 도시 생활의 무기력함과 권태,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나는 인간 군상의 복잡한 심리를 탁월하게 담아낸 수작입니다. 감독 특유의 관조적인 시선과 다큐멘터리적인 촬영 기법은 인물들의 내면과 도시의 풍경을 깊이 있게 담아내며, 관객들로 하여금 우리 자신의 삶과 관계를 되돌아보게 합니다. 누군가는 사랑과 상실, 연결과 단절이라는 보편적인 감정 속에서 자신을 발견할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는 현실과 허구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매혹적인 내러티브에 빠져들 것입니다. 도시인의 고독과 관계의 아이러니를 이토록 냉철하면서도 아름답게 포착한 영화는 많지 않습니다. <공포분자>는 대만 뉴 웨이브 영화의 정수이자, 영화 예술이 도달할 수 있는 깊이를 보여주는 현대 고전으로서 모든 영화 애호가에게 필견의 가치를 지닙니다.

Details

감독 (Director)

빌 울프

장르 (Genre)

드라마

개봉일 (Release)

2020-09-17

러닝타임

25분

연령등급

-

제작국가

기타

제작/배급

주요 스탭 (Staff)

피터 레어드 (원작) 케빈 이스트먼 (원작) 마이클 리브스 (각본) 제프리 스콧 (각본) 프레드 울프 (프로듀서) 캐롤 루이스 (편집) 척 로리 (음악) 데니스 C. 브라운 (음악) 강광신 (원화(키애니메이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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