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line

경계를 넘어선 시선, 삶의 조각들을 엮어낸 영화적 방랑기: '국경의 왕'

임정환 감독의 2018년 작 '국경의 왕'은 단순한 로드무비의 범주를 넘어, 삶과 예술, 그리고 미지의 세계에 대한 깊은 사유를 담아낸 독특한 드라마입니다. 2017년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집행위원회 특별상을 수상하며 그 작품성을 인정받은 이 영화는 조현철, 김새벽 배우의 섬세한 연기 앙상블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준비를 마쳤습니다. 익숙한 서사 문법에서 벗어나 우연과 즉흥의 색채로 가득한 임정환 감독 특유의 연출은 관객들에게 낯설지만 아름다운 영화적 경험을 선사할 것입니다.


영화는 폴란드에 도착한 유진(김새벽 분)과 우크라이나에 발을 디딘 동철(조현철 분)이라는 두 영화학도 친구의 평행선 같은 여정으로 시작됩니다. 각자의 도시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며 낯선 시간들을 보내는 이들은 거리와 사람, 오래된 예술품들을 마주하며 내면의 변화를 겪습니다. 그들의 시선은 비록 다른 공간을 향하지만, 묘하게 겹쳐지며 '무언가'를 찾아 헤매는 인간의 본질적인 갈망을 드러냅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이 각자 만들고 싶은 영화를 상상하며 이야기를 써 내려갈 때, 상대방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는 것입니다. 그들의 상상 속에는 시베리아에서 온 고려인 유령까지 출몰하며 현실과 환상, 혹은 과거와 현재가 뒤섞이는 신비로운 분위기를 더합니다. 기다리던 대상이 점점 가까워져 오지만, 정작 유진과 동철에게는 그 사실이 크게 중요해 보이지 않는다는 역설은 이 영화가 추구하는 진정한 '왕'이 무엇인지 궁금하게 만듭니다. 임정환 감독은 무모하고 기묘한 전반부를 '국경의 왕', 한층 현실적인 후반부를 '국경의 왕을 찾아서'라는 별도의 제목으로 붙여 이야기의 결을 섬세하게 나누기도 했습니다.


'국경의 왕'은 정형화된 플롯보다는 인물의 내면과 낯선 공간이 주는 감각에 집중합니다. 임정환 감독은 "일상과 멀리 떨어진 공간"에서 "익숙한 사람들이 낯선 상황에 떨어진 모습"을 통해 이야기를 발견하고자 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영화는 시나리오를 미리 정해두기보다 촬영 현장에서 배우들과 함께 대본을 만들어가는 즉흥적인 방식으로 진행되었으며, 이는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연기로 이어져 영화의 리얼리티를 한층 높입니다. 삶의 방향을 잃고 방황하는 듯 보이는 인물들의 쓸쓸한 정서 속에서도 재치 있고 엉뚱한 시선을 잃지 않는 감독의 연출은 관객들에게 깊은 공감과 함께 미소 짓게 하는 순간들을 선사할 것입니다. 만약 당신이 예측 가능한 결말보다는 삶의 우연과 즉흥성, 그리고 그 안에서 피어나는 아름다움을 탐험하고 싶은 관객이라면, '국경의 왕'은 분명 당신의 오랜 여운으로 남을 특별한 영화가 될 것입니다.

Details

감독 (Director)

임정환

장르 (Genre)

드라마

개봉일 (Release)

2019-02-28

러닝타임

117분

연령등급

15세관람가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주요 스탭 (Staff)

임정환 (각본) 박진수 (제작자) 임정환 (제작자) 박진수 (프로듀서) 정기욱 (촬영) 정기욱 (조명) 임정환 (편집) 임철 (동시녹음) 박초롱 (사운드(음향)) 정기욱 (시각효과) 서은영 (시각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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