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치는 땅 2019
Storyline
역사의 상흔 위, 끊이지 않는 파동: 영화 <파도치는 땅>
깊고 아픈 역사의 그림자가 드리운 채, 그 안에서 부자 관계의 복잡한 실타래가 반복되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파도치는 땅>이 관객들을 찾아왔습니다. 임태규 감독이 연출한 이 작품은 2018년 관객과의 첫 만남을 가졌으며, 묵직한 주제 의식과 섬세한 연출로 깊은 여운을 선사하는 드라마입니다. 주연 박정학 배우의 밀도 높은 연기와 이태경, 맹세창, 양조아 배우의 합류로 더욱 풍성한 이야기를 기대하게 합니다. 이 영화는 단순히 과거를 회상하는 것을 넘어, 한 국가의 폭력이 한 개인과 그 가족의 삶에 어떻게 깊이 각인되고 대물림되는지를 끈질기게 탐구합니다.
영화는 사업상의 재정 문제로 힘겨워하는 문성(박정학 분)의 일상에서 시작됩니다. 설상가상으로 아들 도진(맹세창 분)은 아버지의 뜻을 거스르고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려 합니다. 이러한 부자간의 갈등이 깊어지던 문성에게, 30여 년간 인연을 끊고 지냈던 아버지 광덕(박정학 분)이 위독하다는 소식이 전해집니다. 광덕은 과거 납북되어 억울하게 간첩으로 몰려 오랜 세월 고통받았고, 그 상처는 비단 본인뿐 아니라 가족 모두의 삶에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겼습니다. 아버지의 임종 소식에 고향 군산을 찾은 문성은 변화된 고향의 풍경만큼이나 낯선 상황과 마주합니다. 무죄 판결과 함께 국가 보상금을 받게 된 아버지 곁을 지키는 미스터리한 여인 은혜(이태경 분)의 존재는 문성의 의심을 자극합니다. 문성은 군산에 머물며 예상치 못한 일들을 겪고, 아버지의 흔적을 따라가며 오랫동안 묻어두었던 가족의 비밀과 국가폭력의 실체에 한 발짝 다가서게 됩니다. 하지만 광덕의 죽음은 문성에게 또 다른 이별을 안겨주고, 장례식에서 소원했던 아들 도진과 시간을 보내지만 부자 사이의 거리는 쉽게 좁혀지지 않습니다. 감독은 이러한 서사를 통해 과거의 아픔이 현재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다음 세대에 폭력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던집니다.
<파도치는 땅>은 간첩 조작 사건이라는 실제 역사적 비극을 바탕으로, 국가 폭력이 남긴 상흔이 한 가족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밀도 있게 그려냅니다. 임태규 감독은 전작 <폭력의 씨앗>에 이어 '폭력'이라는 주제를 깊이 있게 다루면서도, 전작보다 더 희망적인 시선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하려 노력했습니다. 영화는 갯벌이었던 공간이 방조제로 변한 군산의 풍경처럼, 시간 속에 마모된 관계의 상처와 역사의 아픔을 섬세하게 새겨 넣습니다. 특히 문성이라는 인물이 겪는 감정의 모호함은 관객들로 하여금 깊은 공감과 함께 질문을 던지게 합니다. 영화는 핸드헬드 대신 롱테이크와 고정된 카메라 앵글을 통해 인물의 내면과 주변 환경을 은유적으로 담아내며, 파도 소리나 세월호 사건의 뉴스 등 다양한 '소리'를 활용해 서사의 깊이를 더합니다. 전주국제영화제 전주시네마프로젝트 선정작으로서 작품성을 인정받은 <파도치는 땅>은 잊힌 역사와 가족 간의 미묘한 감정선, 그리고 우리 사회에 만연한 편견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오래도록 가슴에 남을 작품이 될 것입니다. 과거와 현재, 개인과 사회의 관계 속에서 진정한 화해와 치유의 길을 모색하는 이 영화는 분명 관객들에게 깊은 성찰의 시간을 선사할 것입니다.
Details
러닝타임
82분
연령등급
12세관람가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재)전주국제영화제조직위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