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line

겉으로 보이지 않는 상처, 가족이라는 이름의 '욕창'

영화 전문 매거진 독자 여러분, 오늘 소개해 드릴 작품은 우리 시대 가족의 가장 깊고 은밀한 상처를 정면으로 응시하는 심혜정 감독의 수작, 드라마 <욕창>입니다. 2020년 개봉한 이 영화는 제목만큼이나 강렬한 메시지로 관객들의 마음을 뒤흔들었으며, 제26회 브졸국제아시아영화제에서 심사위원 우수상과 이날코 심사위원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습니다. 심혜정 감독은 실험 영상과 다큐멘터리를 넘나들며 삶과 가족, 여성에 대한 탐구를 꾸준히 이어온 예술가로, <욕창>은 그의 첫 장편 데뷔작이자 실제 어머니를 돌본 경험에서 우러나온 자전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합니다. 이 영화는 단순히 질병을 다루는 것을 넘어, '욕창'이라는 신체적 현상을 통해 현대 가족이 겪는 관계의 병폐와 숨겨진 욕망을 예리하게 파고듭니다.

이야기는 퇴직 공무원 강창식(김종구 분)의 집에서 시작됩니다. 수년 전 뇌출혈로 쓰러져 거동이 불편한 아내 나길순(전국향 분)과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간병을 돕는 유수옥(강애심 분)이 한 지붕 아래 살아가죠. 어느 날, 길순의 몸에 욕창이 생기면서 가족의 평화로운 일상은 조금씩 균열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좀처럼 낫지 않는 길순의 욕창은 가족 구성원 각자의 내면에 자리한 상처와 욕망을 덧나게 하는 기폭제가 됩니다. 설상가상으로 간병인 수옥은 비자 문제로 위장결혼을 하겠다며 일을 그만두려 하고, 창식은 예상치 못한 제안을 건넵니다. "나와 결혼하자"는 창식의 파격적인 선언은 곧 가족회의로 이어지고,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인 자녀들, 딸 강지수(김도영 분)와 아들 강문수(김재록 분) 등은 저마다의 이해관계와 감춰왔던 상처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영화는 '겉에서 봐서는 모르고, 얼마나 깊은지가 문제'인 욕창의 속성처럼,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는 가족의 속살이 얼마나 곪아있는지를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돌봄의 문제, 이주 노동자의 삶, 그리고 노년의 사랑과 자녀들의 현실적인 고민이 얽히고설키며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욕창>은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봉인되어 있던 고통스러운 진실들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며 관객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집니다. 노쇠한 부모를 돌보는 일은 누구의 몫이며, 각자의 삶을 지켜내려는 개인의 욕망은 어디까지 용인될 수 있을까요? 배우 김종구, 강애심, 전국향, 김도영의 깊이 있는 연기 앙상블은 현실적인 인물들의 복잡한 심리를 완벽하게 포착하며 극의 몰입도를 최고조로 끌어올립니다. 특히 전국향 배우가 분한 길순은 대사 없이 오직 손짓과 표정으로만 자신의 감정을 전달하며 관객의 심금을 울립니다. <욕창>은 때로는 불편하고 고통스럽지만, 외면할 수 없는 우리 시대의 자화상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영화를 보고 나면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가족의 의미와 인간 존재에 대한 성찰을 시작하게 될 것입니다. 묵직한 여운과 함께 깊은 사색에 잠기고 싶은 관객이라면, 이 영화가 선사하는 진한 감동과 메시지를 놓치지 마시길 강력히 추천합니다.

Details

감독 (Director)

심혜정

장르 (Genre)

드라마

개봉일 (Release)

2020-07-02

러닝타임

99분

연령등급

12세관람가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주요 스탭 (Staff)

심혜정 (각본) 다빈 (배급자) 김선태 (프로듀서) 황승윤 (촬영) 김평기 (조명) 이학민 (편집) 권성모 (음악) 임주현 (분장) 임현규 (동시녹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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