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구보의 하루 2021
Storyline
"고독한 예술가의 낯선 산책: 오늘, 당신은 어디를 걷고 있나요?"
영화 전문 매거진의 수석 에디터로서, 오늘 저는 여러분에게 2020년 개봉한 한 편의 매력적인 드라마 영화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바로 임현묵 감독의 첫 장편작, <소설가 구보의 하루(Sisyphus's vacation)>입니다. 이 영화는 박종환, 김새벽, 기주봉, 문창길 등 독립영화계의 든든한 얼굴들이 주연을 맡아 밀도 높은 연기를 선보이며, 1930년대 한국 모더니즘 문학의 선구자인 박태원 작가의 단편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작품입니다. 흑백 화면이 선사하는 정적인 미학 속에서, 시대의 흐름 속에서 고뇌하는 한 예술가의 내면을 섬세하게 포착하며 깊은 울림을 전합니다. 순수문학에 대한 열망과 냉혹한 현실 사이에서 방황하는 현대인의 자화상을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주인공 구보(박종환 분)는 묵묵히 자신의 작품 세계를 고집하며 글을 써온 무명 소설가입니다. 두 달 전 출판사에 보냈던 작품의 출간 여부를 결정짓기 위해, 출판사 편집장인 선배 기영(김경익 분)을 만나기로 한 날. 구보는 밤새 또 다른 원고를 수정하며 기영에게 보여줄 기회를 꿈꾸고, 이른 아침 부푼 기대를 안고 집을 나섭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소식은 그의 발걸음을 허탈하게 만들고, 구보는 정처 없이 서울 거리를 배회하기 시작합니다. 낯선 도시의 풍경 속에서 그는 옛 인연부터 새로운 얼굴까지, 다양한 사람들과 우연히 마주치지만, 그들과 완벽하게 어울리지 못한 채 자신만의 고독과 괴리감을 느끼며 점차 내면 깊숙이 침잠해갑니다. 영문 제목 ‘Sisyphus’s vacation’이 암시하듯, 매일 글을 쓰는 반복적이고 고단한 구보의 삶 속에서 이 하루의 외출은 마치 시시포스가 잠시 바위를 내려놓고 떠난 휴가와도 같습니다. 흑백으로 담아낸 서울의 풍경은 구보가 느끼는 권태로움, 소외감, 자괴감, 그리고 막막한 무력감까지 복잡한 감정들을 더욱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소설가 구보의 하루>는 단순히 한 소설가의 이야기를 넘어, 꿈과 현실의 괴리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입니다. 박종환 배우는 돈 없고 야심마저 흐릿해져 가는 무명 소설가의 고뇌와 방황,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나는 미약한 희망까지, 구보의 복잡한 내면을 섬세하고 탁월하게 그려냅니다. 또한, 연극배우 지유 역의 김새벽 배우는 의기소침한 구보에게 응원의 손길을 건네는 인물로 등장하며 존재감을 빛냅니다. 특별한 사건이나 강렬한 갈등보다는 구보의 발걸음과 시선을 따라가는 이 영화는, 바쁘고 혼란스러운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춰 서서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사색의 시간을 선사할 것입니다. 예술가의 고뇌가 비단 특정 직업만의 것이 아님을, 치열하게 삶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겪는 보편적인 감정임을 느끼게 해줄 것입니다. 잔잔하지만 깊은 여운을 남기는 이 영화를 통해, 당신의 삶에 새로운 의지와 희망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Details
감독 (Director)
장르 (Genre)
드라마
개봉일 (Release)
2021-12-09
배우 (Cast)
러닝타임
73분
연령등급
12세관람가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영화사 다동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