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line

"지독한 상실과 기억의 전쟁, 벗어날 수 없는 '경미의 세계'"

구지현 감독의 장편 데뷔작 <경미의 세계>는 2019년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CGK&삼양 XEEN 촬영상을 수상하며 일찍이 작품성을 인정받았고, 2023년 9월 극장 개봉으로 관객들을 만났습니다. 이 영화는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쌓여온 해묵은 감정의 골과 미스터리한 실종을 파고드는 밀도 높은 드라마로, 배우 김미수와 이영란의 뜨거운 연기 앙상블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특히 <경미의 세계>는 지난 2022년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고 김미수 배우의 유작으로, 그의 섬세하고 강렬한 연기 열정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선사합니다.

영화는 유일한 혈육인 할머니 영순(이영란)의 집이 철거될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과 함께, 오랫동안 연락을 끊고 지내던 손녀 수연(김미수)이 통영의 요양병원을 찾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7년 만에 마주한 두 사람은 반가움 대신 깊은 증오와 분노를 쏟아냅니다. 그들의 갈등 중심에는 오래전 실종된 엄마이자 딸인 '경미'가 있습니다. 수연은 할머니 영순이 엄마 경미를 지독하게 괴롭혔고 심지어 방에 가두기까지 했다고 비난하고, 영순은 수연이 괴물 같은 딸을 낳아 딸이 미쳤으며 온 동네에 자신을 모함했다고 맹렬히 맞섭니다.

서로의 기억을 찢고 할퀴는 날카로운 대사들은 관객의 폐부를 찌르며 극의 몰입감을 한껏 끌어올립니다. 이영란 배우가 선보이는 병원에서의 독설 장면은 특히 압도적인 흡입력을 자랑합니다. 상실의 아픔을 외면하려 애썼던 수연은 할머니가 쓴 소설과 엄마의 찢긴 일기장을 발견하며 잊혔던 과거의 조각들과 마주하게 됩니다. 과연 누구의 기억이 진실이며, 이들이 얽히고설킨 불운한 '경미의 세계' 속에서 어떤 진실을 마주하게 될까요? 영화는 "내가 널 망쳤을까, 네가 날 망쳤을까. 어떤 이야기가 네 마음에 드니?"라는 질문을 던지며, 쉽게 답할 수 없는 관계의 복잡성을 관객에게 전합니다.

<경미의 세계>는 단순한 가족 드라마를 넘어, 과거의 상처와 부재하는 인물에 대한 엇갈린 기억이 현재의 삶을 어떻게 잠식하는지를 밀도 있게 파고듭니다. 구지현 감독은 여성과 여성 간의 관계, 그리고 그 안에서 피어나는 강렬한 감정들을 꾸준히 탐구해왔으며, 이번 작품에서는 그 시선이 더욱 집요하고 심오해졌습니다. 탁월한 연출과 배우들의 명연기는 이 복잡한 서사에 숨결을 불어넣으며, 관객들로 하여금 깊은 심리적 긴장감과 여운을 느끼게 할 것입니다. 지독하게 얽힌 가족의 비극과 숨겨진 진실을 찾아가는 여정에 공감하고 싶다면, <경미의 세계>가 선사하는 강렬한 드라마에 기꺼이 뛰어들어 보시길 강력히 추천합니다.

Details

감독 (Director)

장르 (Genre)

드라마

개봉일 (Release)

2023-09-20

배우 (Cast)
러닝타임

97분

연령등급

12세관람가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한국예술종합학교 미디어콘텐츠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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