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먼 곳 2021
Storyline
고요한 풍경, 들끓는 마음: '정말 먼 곳'이 던지는 질문들
박근영 감독의 섬세한 시선이 담긴 영화 '정말 먼 곳'은 관객을 강원도 화천의 아름다운 양 목장으로 초대합니다. 겉보기에는 더없이 평화롭고 고요한 풍경 속에서, 우리가 애써 외면했던 혹은 미처 알지 못했던 관계와 감정의 민낯을 마주하게 하는 작품입니다. 2020년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처음 공개된 이 영화는 제39회 아웃페스트 로스앤젤레스 LGBTQ 영화제 극영화 부문 대상, 제16회 파리 한국영화제 관객상 등을 수상하며 국내외 평단과 관객 모두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영화는 목장에서 딸 설과 함께 조용히 살아가는 진우(강길우 분)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목장 주인 중만(기주봉 분)과 그의 딸 문경(기도영 분)은 이들을 따뜻하게 보듬으며 마치 한 가족처럼 지냅니다. 이 평화로운 일상에 진우의 오랜 연인인 현민(홍경 분)이 합류하면서 세 사람은 조용히 자신들만의 행복을 꿈꿉니다. 그러나 이들의 사랑은 쉬이 용인되지 않는 현실을 마주합니다. 멀리서 보았을 때는 순해 보였던 양털처럼, 가까이 들여다보면 예상치 못한 진실이 드러나는 것처럼, 주변 사람들의 시선은 이들에게 낯선 배타성과 차별로 다가오기 시작합니다. 여기에 진우의 쌍둥이 여동생이자 설의 생모인 은영(이상희 분)이 갑작스럽게 찾아오면서, 진우가 지켜온 평온한 세계는 더욱 흔들립니다. 영화는 이들의 관계 속에서 '정말 먼 곳'이 물리적인 거리가 아닌, 사람과 사람 사이의 보이지 않는 감정의 심연을 의미한다는 것을 묵묵히 응시합니다.
'정말 먼 곳'은 시적인 연출과 더불어 강길우, 홍경, 이상희 배우 등 주연 배우들의 밀도 높은 연기적 교감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강원도의 수려한 가을 풍경이 혹독한 겨울로 변하듯, 영화는 인물들이 겪는 내면의 갈등과 사회적 편견의 차가움을 아름다운 미장센으로 그려냅니다. 그러나 이 모든 고통 속에서도 영화는 일말의 희망을 놓지 않으며, 우리에게 '진정한 관계란 무엇인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누군가에게는 '도달할 수 없는 곳'일 수도 있는 곳에서, 박근영 감독은 소수자의 삶을 날카롭게 직시하면서도 서정적인 방식으로 관객에게 깊은 여운을 선사합니다. 고요한 풍광 아래 들끓는 마음들을 섬세하게 포착한 이 작품은 혐오와 편견으로 가득한 세상 속에서 우리 자신의 '먼 곳'은 어디인지, 그리고 우리는 어디로 향해야 할지 고민하게 만드는 의미 있는 여정이 될 것입니다.
Details
러닝타임
115분
연령등급
12세관람가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봄내필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