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line

마지막 필름에 새겨진 끝나지 않을 영화 이야기

때로는 삶 자체가 한 편의 영화보다 더 드라마틱할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삶을 스크린에 담으려는 이의 고뇌와 열정은 또 다른 서사를 창조하죠. 여기, 삶의 막다른 골목에서 영화라는 숙명적인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 있습니다. 전수일 감독의 12번째 연출작 <라스트필름>은 2021년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먼저 관객들과 만났으며, 2022년 11월 29일 정식 개봉하며 스크린을 통해 깊은 사색의 시간을 선사했습니다. 국내보다는 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더욱 주목받아온 작가주의 감독 전수일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녹아든 이 영화는, 배우 장현성의 밀도 높은 연기와 함께 꿈과 현실, 좌절과 희망이 교차하는 한 예술가의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영화는 지방 대학 연극영화과 교수이자 한때 촉망받던 영화감독이었으나 지금은 독립영화 제작으로 인한 막대한 빚에 시달리는 박상민(장현성 분)의 쓸쓸한 초상으로 시작합니다. 현실의 무게는 그를 옥죄고, 다음 영화의 시나리오 집필은 좀처럼 진척되지 않습니다. 소재와 주제를 찾지 못하는 고통 속에서, 그는 충동적으로 권총을 구입해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지만, 죽음의 두려움 앞에서 좌절하고 맙니다. 이 절망의 순간, 상민의 앞에 빚을 독촉하는 사채 조직원이자 조폭인 만복(김진혁 분)이 나타납니다. 그런데 만복은 예상치 못한 제안을 합니다. 자신의 파란만장한 삶을 영화로 만들어준다면, 상민의 모든 빚을 탕감해주겠다는 것.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상민은 만복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그를 따라다니며 위험하고 예측 불가능한 사채 조직원들의 세계를 카메라에 담기 시작합니다. 이 기묘한 동행은 상민에게 현실과 꿈, 그리고 영화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게 만들며, 새로운 영감의 원천이 됩니다.


<라스트필름>은 단순한 드라마를 넘어, 영화를 향한 한 예술가의 고독한 여정을 밀도 있게 담아낸 에세이 영화에 가깝습니다. 전수일 감독 본인의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영화 속 상민의 고뇌와 방황은 창작의 고통을 겪는 모든 이들에게 깊은 공감을 안겨줄 것입니다. 특히 부산 영도의 아름다운 풍광과 경성대학교 캠퍼스 등 익숙한 공간들이 상민의 내면 풍경과 어우러져 더욱 감성적인 미장센을 완성합니다. 만복이라는 인물은 상민이 꿈꾸는 영화 속 캐릭터이자, 현실의 벽에 부딪힌 상민을 다시금 영화의 세계로 이끄는 매개체 역할을 하며 예측 불가능한 서사를 이끌어갑니다. 장현성 배우는 지적인 이미지를 넘어, 꿈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는 상민의 복잡다단한 감정선을 섬세하고 진정성 있게 표현해내며 극의 몰입도를 높입니다. "빚보다 두려운 것은 꿈과 낭만, 영화가 없는 삶"이라는 영화의 메시지처럼, <라스트필름>은 영화를 사랑하고, 삶의 의미를 탐색하는 모든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깊은 사색을 선물할 것입니다. 이는 단순히 한 감독의 마지막 필름이 아니라, 영화에 대한 끝나지 않는 사랑과 열정을 담아낸, 모두의 삶에 바치는 한 편의 시와 같습니다. 부디 극장에서 이 고집스럽고도 아름다운 영화를 만나보시길 강력히 추천합니다.

Details

감독 (Director)

장르 (Genre)

드라마

개봉일 (Release)

2022-12-29

배우 (Cast)
러닝타임

100분

연령등급

12세관람가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주)오죤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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