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무지 5월의 고해 2020
Storyline
"황무지가 피워낸 진실의 꽃: 5월의 고해, 스크린에 새겨지다"
영화사의 오랜 묵은 한(恨)이 마침내 스크린 위로 피어올랐습니다. 김태영 감독의 <황무지 5월의 고해>는 1980년 5월, 광주의 아픔을 가장 먼저 영화적으로 다루고자 했으나 31년간 검열과 압수에 갇혀 빛을 보지 못했던 비운의 역작입니다.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이 되던 2020년, 마침내 세상의 빛을 본 이 영화는 단순히 과거의 기록을 넘어선, 우리 시대에 던지는 묵직한 질문과 치유의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한국 단편영화 최초로 베를린 국제영화제에 초청되었던 단편 <칸트 씨의 발표회>(1987)와 장편 <황무지>(1988)를 엮고, 여기에 2020년 새로 촬영된 감독과 주연 배우의 모습까지 더해 완성된 이 영화는, 잊을 수 없는 5월의 상흔을 두 가지 시선으로 깊이 있게 조명합니다.
<황무지 5월의 고해>는 참혹했던 광주의 기억을 개인의 삶에 새긴 두 인물의 이야기를 통해 그날의 비극이 남긴 깊은 트라우마를 고백합니다. 한 명은 5월 광주에서 시민군으로 참여했다가 누이를 잃고 고문의 후유증으로 행방불명자가 된 청년 '칸트'(조선묵)입니다. 그는 서울을 떠돌며 이해할 수 없는 말들을 내뱉고, 1987년 ‘박종철고문조작사건’의 진실이 밝혀지던 날, 결국 경찰 폭행으로 신분이 드러나게 됩니다. 이는 광주 항쟁에서 사라져 간 젊은이들의 의문사를 고발하는 피해자의 시선을 대변합니다. 또 다른 인물은 광주 진압군으로 투입되어 한 소녀를 사살한 뒤 죄책감에 시달리며 탈영한 병사 '김의기'(조선묵)입니다. 그는 군산의 미군 기지촌 ‘실버타운’ 술집에서 하루하루를 연명하며 자신의 나약함과 고뇌를 마주합니다. 기지촌의 풍경은 또 다른 폭력과 절망이 가득한 황무지를 연상시키며, 그의 내면은 광주의 참상이 남긴 고통으로 메말라 갑니다. 두 인물의 이야기는 5월의 비극이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에게 드리운 지울 수 없는 그림자를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역사적 고발을 넘어, 한 인간의 양심과 고뇌, 그리고 시대의 폭력에 저항했던 용기 있는 발자취를 되짚습니다. 31년이라는 오랜 세월 동안 상영조차 허락되지 않았던 이 작품이 마침내 세상에 나온 것 자체가 하나의 역사적인 사건입니다. 다소 거친 화면과 사운드는 당시의 긴박했던 제작 환경과 검열의 아픔을 역설적으로 증언하며, 오히려 관객에게 더욱 깊은 울림을 선사할 것입니다. 조선묵 배우가 피해자와 가해자 양쪽의 인물을 모두 연기하며 보여주는 압도적인 존재감 또한 놓칠 수 없는 관전 포인트입니다. 5.18 민주화운동의 의미를 되새기고, 그 상처가 남긴 우리 사회의 깊은 성찰을 요구하는 <황무지 5월의 고해>는 잊혀져서는 안 될 진실을 마주할 용기를 선사할 것입니다. 이 감동적인 고백을 통해 우리는 과거와 현재를 잇는 진정한 치유의 길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Details
러닝타임
122분
연령등급
15세관람가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주)인디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