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2021
Storyline
"천막을 넘어, 삶의 투쟁 속에서 피어나는 가장 이상한 휴가"
때로는 가장 평범한 일상 속에 가장 특별한 이야기가 숨어 있기도 합니다. 이란희 감독의 첫 장편영화 '휴가'는 해고 노동자의 고단한 삶과 그 속에서 찾아오는 역설적인 '휴식'의 의미를 깊이 있게 탐색하며 관객들의 마음을 저며오는 작품입니다. 2020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인 후, 2021년 10월 21일 정식 개봉하며 평단과 관객의 찬사를 동시에 받은 이 영화는, 이봉하, 김아석, 신운섭, 김정연 등 배우들의 진정성 있는 연기로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선사합니다. '파마', '천막' 등 전작을 통해 꾸준히 사회적 문제의식을 견지해온 이란희 감독은 '휴가'에서 그 문제의식을 한층 더 심화시키고 발전시키며, 나직하지만 울림 강한 서사를 완성해냈습니다.
영화는 5년간의 거리 투쟁 끝에 해고 무효 소송 최종 패소라는 쓰디쓴 결과를 받아든 해고 노동자 재복(이봉하 분)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더 이상 싸울 여력도, 희망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그는 동료들과 함께 '열흘간의 휴가'를 떠나기로 합니다. 그러나 재복에게 이 휴가는 결코 단순한 휴식이 아닙니다. 5년 만에 집으로 돌아온 그는 자신을 낯설어 하는 두 딸, 특히 대학 예치금과 롱 패딩 값을 필요로 하는 현실의 무게 앞에서 더욱 초라함을 느낍니다. 잠시나마 가족의 생계를 위해 친구가 운영하는 가구 공장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재복. 영화는 집안의 밀린 일들을 처리하고, 딸들을 위해 정성껏 밥을 짓는 그의 모습을 묵묵히 따라가며, 투쟁의 현장이 아닌 일상 속에서 마주하는 또 다른 형태의 고군분투를 보여줍니다. 그의 '휴가'는 오히려 그가 지켜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그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지 깨닫게 하는 시간이 됩니다.
이란희 감독은 한 해고 노동자가 농성장을 떠나고 다시 돌아오는 반복적인 삶의 궤적에서 "왜 돌아왔는지"라는 질문을 던지며 이 영화를 구상했다고 합니다. '휴가'는 영웅적인 투쟁 대신, 평범한 한 개인이 삶의 가장 깊은 곳에서 끌어내는 인간적인 도리와 책임을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화려한 기교나 극적인 연출 없이도 재복의 일거수일투족을 통해 관객들은 그의 절박함과 희망, 그리고 그 사이에서 갈등하는 복합적인 감정들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습니다. 정한석 평론가의 말처럼 "시종일관 나직하게 전개되는데, 마침내 가슴이 미어진다"라는 평가는 이 영화가 가진 진한 감동을 정확히 짚어냅니다. 서울독립영화제 장편대상 등 다수의 영화제에서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휴가'는 단순히 해고 노동자의 비극을 넘어, 우리 모두의 삶 속에 존재하는 무력감과 책임감,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멈출 수 없는 삶의 여정에 대한 깊은 성찰을 선사할 것입니다. 올겨울, 가장 조용하지만 가장 뜨거운 이 영화를 통해 진정한 '휴식'의 의미를 만나보시길 강력히 추천합니다.
Details
감독 (Director)
장르 (Genre)
드라마
개봉일 (Release)
2021-10-21
배우 (Cast)
러닝타임
81분
연령등급
12세관람가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작업장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