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line

"말하지 못한 진심이 쌓여 비극이 되는 순간: 우리 모두의 이야기"

2020년, 홍콩영화제가 기획한 'Back to Basic' 프로젝트의 첫선을 보인 영화 <우리가 말하지 않은 것>은 미니멀한 제작 환경 속에서 오히려 깊고 날카로운 인간 본연의 감정들을 파고드는 이시이 유야 감독의 탁월한 연출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지리멸렬한 일상 속에 갇힌 현대인의 자화상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관계 속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수많은 '말하지 않은 것들'이 어떻게 비극으로 치닫는지를 처절하게 보여줍니다.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영화의 창' 부문에 초청되어 깊은 인상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영화는 평범한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는 아츠히사(나카노 타이가 분)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아내 나츠미(오오시마 유코 분), 사랑스러운 딸 스즈와 함께하는 그의 삶은 겉보기에 더할 나위 없이 평온해 보입니다. 그러나 고교 시절, 가수를 꿈꾸던 열정적인 청춘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아츠히사와 오랜 친구 타케다(와카바 류야 분)는 막연히 사업가를 꿈꾸며 무기력한 현실을 살아갑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츠히사는 아내 나츠미에게 다른 남자가 생겼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목격하게 됩니다. 분노도, 절망도 아닌, 그저 상황을 목격한 데 대한 '미안함'만을 내뱉으며 침묵하는 아츠히사의 모습은 이미 무너져버린 관계의 단면을 적나라하게 드러냅니다. 나츠미는 아츠히사에게 이혼을 요구하고, 서로에게 진심을 전하지 못한 채 쌓여온 감정의 골은 돌이킬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습니다. 이시이 유야 감독은 이 과정을 통해 '말하고 싶은데 목소리가 나오지 않고, 마음속으로는 울고 있는데 눈물이 나지 않는' 청춘들의 답답한 초상을 그려냅니다. 한국의 박정범 감독이 아츠히사의 형으로 특별 출연하여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말하지 않은 것>은 익숙함이라는 이름 아래 서로에게 소홀해지고, 가장 중요한 순간에 정작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는 우리 모두의 자화상을 스크린 위에 펼쳐 보입니다. 나카노 타이가와 오오시마 유코는 겉으로는 평온하지만 내면은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인물들의 복합적인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관객의 깊은 공감을 이끌어냅니다. 사랑하는 이에게 당연히 전했어야 할 수많은 진심들이 '말하지 않은 것'으로 남아 비극이 되는 과정을 통해, 영화는 진정한 소통과 관계의 의미를 되새기게 합니다. 잔잔하지만 가슴 먹먹한 여운을 남기는 이 영화는, 우리가 살아가는 관계 속에서 혹시 잊고 지낸 '말하지 않은 진심'은 없는지 되돌아보게 할 것입니다. 진정한 드라마의 깊이를 느껴보고 싶은 관객이라면 결코 놓쳐서는 안 될 수작입니다.

Details

감독 (Director)

이시이 유야

장르 (Genre)

드라마

개봉일 (Release)

2022-09-01

러닝타임

92분

연령등급

15세관람가

제작국가

일본

제작/배급

주요 스탭 (Staff)

이시이 유야 (각본) 이시이 유야 (프로듀서) 후시마 신이치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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