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line

"엄마의 노래, 삶의 안개를 걷어내다: 가장 사적인, 가장 보편적인 가족의 초상"


**1. 시네마 에세이로 그려낸 우리 시대 가족 이야기**

2020년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부문 대상을 수상하며 평단과 관객의 뜨거운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신동민 감독의 <바람아 안개를 걷어가다오>가 드디어 스크린에 찾아옵니다. 2021년 10월 28일 정식 개봉한 이 작품은 때로는 지긋하고 때로는 애틋한, 우리 시대 엄마와 아들의 관계를 지극히 사적이면서도 보편적인 시선으로 탐구하는 시네마 에세이입니다. 다큐멘터리와 허구의 경계를 넘나들며, 감독 자신의 어머니인 김혜정 씨가 직접 주연을 맡아 현실과 영화 사이의 미묘한 긴장을 선사하는 이 영화는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묶인 복잡다단한 감정들을 깊이 있게 들여다봅니다. 4:3 화면비가 선사하는 몰입감 속에서 관객은 마치 타인의 사생활을 엿보는 듯한 생생한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2. 엄마의 전화, 아들의 여정, 그리고 삶의 세 가지 풍경**

영화는 엄마 ‘혜정’(김혜정/노윤정 분)의 전화를 받는 아들 ‘동민’(신정웅 분)의 모습으로 시작됩니다. 세 개의 독립적인 단편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옴니버스 형식의 이 작품은 각기 다른 시공간에서 펼쳐지는 엄마와 아들의 이야기를 특유의 연출 방식으로 엮어냅니다. 첫 번째 이야기 '군산행'은 보일러 수리를 핑계로 아들을 부른 엄마가 들려주는 충격적인 고백으로 시작됩니다. 이사 후 어수선한 집을 정리하며 엄마의 이야기를 묵묵히 듣는 아들의 모습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자아낼 것입니다. 두 번째 이야기 '태평산부인과'에서는 술에 취한 엄마를 데리러 간 아들이 아빠와 관련된 그녀의 복잡한 감정을 이해하려 애쓰는 과정이 그려집니다. 그리고 함께 돌아오는 길, 엄마가 가리킨 낡은 산부인과 앞에서 두 사람의 삶의 뿌리에 대한 물음이 던져지죠. 마지막 '희망을 찾아서'는 암 재발 의심 진단과 재개발로 인한 이사, 그리고 상조 보험 일에 쫓기는 엄마의 고단한 현실을 비춥니다. 보호자가 필요하다며 다시 아들을 찾는 엄마의 전화는 삶의 벼랑 끝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으려는 절박한 기도를 담고 있습니다. 이 세 가지 에피소드는 시간의 순서를 교묘하게 비틀어 관객으로 하여금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쌓여온 희로애락의 조각들을 맞춰보게 합니다.

**3. 잊지 못할 여운, 삶의 본질을 묻는 용기 있는 시네마**

신동민 감독은 자신의 어머니가 직접 '혜정' 역을 연기하게 함으로써, 단순히 허구적 인물을 연기하는 것을 넘어 어머니 본인의 삶과 감정을 화면에 오롯이 담아냈습니다. 이는 영화가 현실의 삶을 '흉내' 내는 것을 넘어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생생함을 선사하는 이유가 됩니다. 서민의 구질구질한 삶, 날 것 그대로의 거친 목소리, 음정 박자를 무시한 채 삶의 한이 섞인 듯한 노래 등은 이 영화가 픽션과 논픽션의 모호한 경계에서 던지는 까다로운 질문이자, 우리 모두의 삶 속에 숨겨진 드라마틱한 서사를 찾아내려는 용기 있는 시도입니다. <바람아 안개를 걷어가다오>는 화려한 볼거리나 극적인 사건보다는, 삶의 고단함 속에서도 서로를 생각하는 엄마와 아들의 애틋한 마음이 어떻게 안개를 걷어내고 한 줄기 빛이 될 수 있는지 묵직한 질문을 던집니다. 평범한 듯 비범한 이 가족 이야기는 잊고 지냈던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고 싶은 모든 관객에게 깊은 울림과 긴 여운을 선사할 것입니다.

Details

감독 (Director)

장르 (Genre)

드라마

개봉일 (Release)

2021-10-28

배우 (Cast)
러닝타임

73분

연령등급

12세관람가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주)모쿠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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