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토-토끼의 팔란 2021
Storyline
"혼돈의 시대, 우리가 발 딛고 선 땅에서 희망을 노래하다: 창극 '귀토-토끼의 팔란'"
판소리 다섯 마당 중 하나인 '수궁가'는 익숙한 고전이지만, 국립창극단의 '귀토-토끼의 팔란'은 이 고전의 끝에서 시작되는 기발하고도 뭉클한 변주를 선보입니다. 2021년, 새롭게 단장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의 첫 대형 신작으로 화려하게 막을 올렸던 이 작품은, 고선웅 연출의 천부적인 상상력과 국립창극단의 깊이 있는 소리가 만나 시대를 관통하는 메시지를 던지며 관객들의 뜨거운 찬사를 받았습니다.
'귀토'는 '거북과 토끼'를 의미하는 동시에 '살던 땅으로 돌아온다'는 중의적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우리가 아는 그 토끼, 토부(兎父)가 용왕을 속이고 육지로 돌아온 후의 비극적인 후일담에서 이야기는 비로소 시작됩니다. 독수리에게 아버지를 잃고, 포수에게 어머니마저 잃은 어린 토자(兎子)는 육지의 고난, 즉 '삼재팔란(三災八難)'에 지쳐 평화로운 미지의 세계, 수궁을 꿈꾸게 됩니다.
자라의 꾐에 넘어가서가 아니라, 스스로의 의지로 용궁을 찾아 나선 토자. 그의 여정에는 원작에 없던 매력적인 토녀(兎女)가 함께하며 새로운 설렘을 더합니다. 꿈에 그리던 수궁에 도착한 이들은 다채로운 해양 생물들의 환영 속에서 웅장하고 흥미진진한 신세계를 경험하지만, 이내 용왕의 병을 구하려는 수중 동물들의 위협에 직면합니다. 과연 토자와 토녀는 육지에서 겪었던 팔란과 다를 바 없는 수궁의 현실 속에서, 진정한 평화를 찾고 무사히 자신들의 터전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요? 이 작품은 익숙한 줄거리를 비틀어, 진정한 유토피아가 외부가 아닌 우리 안에 있다는 깊은 통찰을 선사합니다.
고선웅 연출은 '수궁가'의 해학을 살리면서도, 고단한 현실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공감과 위로를 건네는 시대적 성찰을 담아냅니다. 공동 작창을 맡은 유수정 예술감독과 한승석 음악감독은 전통 판소리 '수궁가'의 곡조를 살리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창작된 소리를 통해 극의 입체감을 더합니다. 느린 진양조였던 '범피중류'가 빠른 자진모리로 변환되어 용궁으로 향하는 토끼의 설렘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장면은 그 백미입니다. 김준수 배우가 그려내는 순진무구하면서도 점차 성장하는 토자의 모습과 유태평양 배우의 능청스럽지만 인간미 넘치는 자라, 그리고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민은경 배우의 토녀 등 국립창극단을 대표하는 명배우들의 탄탄한 기량은 관객들을 몰입하게 합니다. 미니멀하면서도 환상적인 이태섭의 무대와 공옥진 명무에게 영감을 받은 지경민의 안무 또한 놓칠 수 없는 볼거리입니다.
'귀토-토끼의 팔란'은 단순한 고전의 재해석을 넘어, 혼란스러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바람을 피할 것이 아니라, 바람 속에서 흔들리며 춤추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긍정의 메시지를 전합니다. 힘겨운 현실 속에서도 해학과 공감으로 삶의 생기를 발견하는 이 창극을 통해, 지금 우리가 발 딛고 선 이 땅에서 희망을 찾을 용기와 위로를 얻어가시길 강력히 추천합니다.
Details
배우 (Cast)
러닝타임
143분
연령등급
전체관람가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문화체육관광부 국립극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