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line

"고요히 흐르는 삶, 그 안에 담긴 깊은 위로의 물결"

김현정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 <흐르다>(On the Sand House)는 우리 시대 가족의 단면을 섬세하고도 진솔하게 포착해낸 수작입니다. 2021년 서울독립영화제 월드 프리미어로 첫선을 보인 후, 2023년 3월 정식 개봉하며 많은 관객에게 깊은 공감을 안겨주었죠. 단편 영화 '나만 없는 집', '입문반' 등으로 이미 탄탄한 연출력을 인정받았던 김현정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 ‘가깝고도 먼’ 부녀 관계와 그 속에서 피어나는 희망을 담담하면서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냅니다. 배우 이설과 박지일의 밀도 높은 연기는 인물들의 복잡한 내면을 오롯이 전달하며 영화의 깊이를 더합니다.

영화는 서른이 넘어서도 여전히 취업 준비생인 둘째 딸 진영(이설 분)의 일상으로 시작됩니다. 무뚝뚝한 아버지(박지일 분)와 진영 사이에 대화의 물꼬를 터주던 유일한 존재는 바로 어머니였습니다. 단란하지는 않아도 서로의 존재를 묵묵히 받아들이던 세 가족의 삶은, 갑작스러운 사고로 어머니가 목숨을 잃으면서 송두리째 흔들리게 됩니다. 이제 넓은 집에 남은 것은 말없이 서로를 응시하는 부녀뿐. 캐나다 워킹 홀리데이를 꿈꾸며 새로운 삶을 갈망하던 진영은 어머니의 부재로 인해 아버지와, 그리고 무너져가는 공장과 마주하게 됩니다. 억눌린 감정 속에서 서로를 외면할 수도, 그렇다고 완벽히 이해할 수도 없는 이 부녀는 과연 어떤 관계의 흐름을 만들어갈까요. 영화는 엄마의 죽음이라는 거대한 사건 속에서도 기복 없이 뚜벅뚜벅 흘러가는 시간과 인물들의 감정을 섬세하게 따라갑니다.

<흐르다>는 표면적으로 잔잔해 보이지만, 그 속에서는 끊임없이 움직이고 변화하는 삶의 본질을 이야기합니다. 김현정 감독은 인물들의 표정과 동작을 오랫동안 보여주는 롱테이크 기법을 통해, 어머니의 부재가 천천히 스며드는 과정을 관객에게 온전히 느끼게 합니다. 이는 단순히 비극을 나열하는 대신, 상실 이후 남겨진 이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삶을 살아내는 과정을 덤덤하게 응시하게 만들죠. 영화는 특히 경상도 가족의 서먹하고도 강압적인 분위기, 그리고 표현의 부재에서 오는 관계의 문제들을 현실적으로 담아내 깊은 공감대를 형성합니다. 이설 배우는 이 영화를 "고여 있는 것 같아도 매일 조금씩 움직이고 변하고 있다는 희망을 발견하면 좋겠다"고 표현했습니다. <흐르다>는 힘겨운 현실 속에서도 우리에게 희미하지만 확실한 희망을 발견하게 해 줄, 마음을 울리는 치유의 드라마가 될 것입니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묶인 관계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서로를 이해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지 고민하는 이들에게 <흐르다>는 깊은 위로와 사유의 시간을 선사할 것입니다.

Details

감독 (Director)

김현정

장르 (Genre)

드라마

개봉일 (Release)

2023-03-29

배우 (Cast)
장종호

장종호

강예담

강예담

곽대후

곽대후

류왕주

류왕주

서진원

서진원

정가빈

정가빈

러닝타임

123분

연령등급

12세관람가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영화문

주요 스탭 (Staff)

김현정 (각본) 김용현 (촬영) 김범준 (조명) 원창재 (편집) 이민휘 (음악) 박유진 (의상) 정상수 (동시녹음) 이상혁 (사운드(음향)) 박찬우 (조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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