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line

어느 길고도 짧은 하루, 기억과 사랑의 미로를 걷다

조성규 감독은 언제나 우리에게 잊고 있던 감정의 파편들을 섬세하게 건네는 마법사입니다. 그의 신작, 영화 '긴 하루'는 '내가 고백을 하면', '두 개의 연애', '늦여름' 등 전작들에서 보여준 특유의 감성 드라마의 계보를 잇는 동시에, 기억과 시간, 그리고 관계에 대한 더욱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지며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준비를 마쳤습니다. 2021년 12월 30일 개봉한 이 작품은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되어, 마치 한 편의 시처럼 엮인 네 개의 이야기가 예측할 수 없는 매력을 선사합니다.

영화는 "우리는 과거의 모든 순간들을 온전히, 있는 그대로 기억할 수 있을까?"라는 근원적인 물음에서 시작합니다. 소설을 쓰는 현수(김동완 분)는 처음 이사 간 '큰 감나무가 있는 집'에서 낯선 여자 윤주(남보라 분)를 만나 하루를 보내고, 영화를 만드는 현수와 정윤(선민 분)은 '기차가 지나가는 횟집'에서 다음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이별을 고합니다. 또 다른 현수는 아내 소영을 잃어버린 슬픔 속에서 그녀가 글을 썼던 '바다가 보이는 작업실'에 찾아가 아내의 비밀을 마주하며 과거 어딘가로 향합니다. 그리고 오래전 강릉을 떠났던 정윤(정연주 분)은 자신의 소설을 영화화하기 위해 소설 속 주인공인 윤주를 찾아 나섭니다.

이처럼 '긴 하루'는 제목처럼 하루 동안 펼쳐지는 만남과 헤어짐, 그리움과 재회의 과정을 담아내지만, 단순한 시간의 흐름을 넘어섭니다. 각기 다른 이야기 속 현수, 윤주, 정윤이라는 이름과 장소, 그리고 공유되는 기억들이 묘하게 이어지고 또 어긋나면서, 마치 수수께끼처럼 얽히고설킨 서사를 펼쳐냅니다. 그녀의 기억 속에서, 그의 소설 속에서, 그리고 그들의 영화 속에서 인물들은 계속해서 하루를 떠돌아다니며, 흘러가는 구름 같은 오늘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암시합니다. 이 파편화된 이야기들이 한데 모여 '긴 하루'라는 큰 퍼즐을 완성해나가는 과정은 관객에게 깊은 몰입감을 선사할 것입니다.

조성규 감독 특유의 서정적이고 감각적인 연출은 이번 작품에서도 빛을 발하며, 관객의 마음속에 잔잔한 여운을 남깁니다. 김동완, 남보라를 비롯한 배우들은 각자의 역할 속에서 섬세한 감정 연기를 펼쳐 보이며 영화의 몰입도를 더합니다. '긴 하루'는 단순히 줄거리를 따라가는 것을 넘어, 기억의 불완전함, 관계의 본질, 예술과 삶의 경계에 대한 사유를 자극합니다. 마치 한 편의 시를 읽듯, 혹은 오래된 꿈을 해석하듯 영화의 각 조각들을 맞춰나가는 지적인 유희를 만끽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이 영화는 국내 영화 최초로 NFT(대체불가능토큰)로도 출시되어 디지털 컬렉터블과 NFT 영화 티켓을 선보이는 등 혁신적인 시도와 의미를 지닌 작품으로도 주목받았습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춰 서서 삶과 기억의 의미를 되새기고 싶은 관객이라면, '긴 하루'가 선사하는 몽환적인 여정에 기꺼이 동참하게 될 것입니다.

Details

감독 (Director)

조성규

장르 (Genre)

드라마

개봉일 (Release)

2021-12-30

러닝타임

100분

연령등급

12세관람가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주)와우

주요 스탭 (Staff)

조성규 (각본) 조성규 (제작자) 조성규 (투자자) 윤정 (투자자) 조은경 (배급자) 조성규 (프로듀서) 김구영 (촬영) 김구영 (조명) 박주영 (편집) 최용락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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