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line

잿빛 눈동자에 비친 세상, 한 당나귀의 시선으로 마주한 인간의 초상

2022년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을 거머쥐고, 이듬해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상 후보에 오르며 전 세계 영화계를 놀라게 한 폴란드 거장 예르지 스콜리모프스키 감독의 역작, <당나귀 EO>가 마침내 관객 여러분을 찾아옵니다. 올해 80세를 넘긴 노장의 감독이 무려 17년 만의 공백을 깨고 선보인 이 영화는, 로베르 브레송의 불후의 걸작 <당나귀 발타자르>(1966)에 바치는 경이로운 오마주이자, 동시에 그 자신만의 독자적인 시선으로 삶의 본질을 탐구하는 깊이 있는 성찰을 담아냅니다. 한 당나귀의 눈을 통해 바라본 세상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당나귀 EO>는 관습적인 서사를 넘어선 대담한 연출과 가슴을 저미는 여정으로 깊은 울림을 선사할 것입니다.

영화는 서커스단에서 사랑받던 당나귀 'EO'(당나귀 울음소리에서 착안한 이름입니다)의 고독한 여정을 따라갑니다. 인간 파트너 카산드라(산드라 지말스카 분)와의 행복한 시절도 잠시, 동물 보호 단체에 의해 ‘구조’라는 이름으로 서커스단에서 분리되면서 EO의 기구한 방랑이 시작됩니다. EO는 인간 사회의 다양한 단면들을 목격하며 폴란드에서 머나먼 이탈리아까지 예기치 않은 여정을 이어갑니다. 때로는 농장에서 짐을 나르는 고된 노동에 시달리고, 한편으로는 훌리건들의 축구팀 마스코트가 되어 유쾌하지만 혼란스러운 경험을 하기도 합니다. 또한, 소시지 공장에서의 끔찍한 탈출과 화려하지만 쇠락한 이탈리아의 저택에 이르는 길에서 EO는 인간의 위선과 폭력, 그리고 예상치 못한 순간의 따뜻한 손길을 마주합니다. 마치 예수의 수난에 비견될 만한 EO의 고난의 행군은 동물의 시선에서 인간의 잔인성과 이기심을 비판하는 동시에, 삶의 의미와 존재론적 질문을 던집니다. 기존의 <당나귀 발타자르>가 선한 인간과 악한 인간을 동시에 그렸다면, <당나귀 EO>는 마그다를 제외한 대부분의 인간 군상을 통해 인간 내면의 어두운 면을 더욱 깊이 파고들어, 관객에게 잊히지 않을 심리적 충격을 선사합니다.

<당나귀 EO>는 단순히 한 동물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80대 노장 감독의 노련함이 빛나는 이 영화는 자연 다큐멘터리 스타일, 아방가르드 실험 영화, 심지어 VR 체험을 넘나드는 자유로운 연출로 관객을 EO의 감각 세계로 직접 초대합니다. 영상만큼이나 선명하게 다가오는 소리는 EO가 느끼는 세상의 위협과 아름다움을 생생하게 전달하며, 관객들은 EO의 잿빛 눈동자를 통해 새로운 시각적, 청각적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 수상 당시 박찬욱 감독마저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고 알려진 이 작품은, 짧지 않은 여운과 함께 생명 윤리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지며 관객의 마음을 움직일 것입니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EO의 역할을 담당한 여섯 마리의 당나귀들의 이름을 꼭 확인해 주시길 바랍니다. 그들의 존재가 이 영화에 불어넣는 진정성과 메시지는 결코 잊을 수 없을 것입니다. <당나귀 EO>는 인간과 동물의 공존, 그리고 우리 시대가 간과하고 있는 중요한 가치들을 되돌아보게 하는 필람(必覽) 영화입니다.

Details

감독 (Director)

예지 스콜리모프스키

장르 (Genre)

드라마

개봉일 (Release)

2023-10-03

배우 (Cast)
산드라 지말스카

산드라 지말스카

로렌조 주르졸로

로렌조 주르졸로

사베리오 파브리

사베리오 파브리

러닝타임

88분

연령등급

-

제작국가

폴란드,영국,이탈리아

제작/배급

주요 스탭 (Staff)

예지 스콜리모프스키 (각본) 에바 피아스코브스카 (각본) 에바 피아스코브스카 (제작자) 예지 스콜리모프스키 (제작자) 소지섭 (투자자) 미할 디메크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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