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만세 2023
Storyline
"지옥에서도 피어나는 만세: 복수와 구원 사이, 길 잃은 청춘의 서사"
때로는 가장 어두운 절망의 순간, 아이러니하게도 삶의 가장 강렬한 불꽃이 타오르기도 합니다. 2022년 개봉한 임오정 감독의 장편 데뷔작 <지옥만세>는 바로 그 불꽃을 찾아 나선 두 소녀의 예측 불허 여정을 담아낸 작품입니다. 어드벤처, 드라마, 코미디를 넘나드는 독특한 장르적 혼합과 기존의 서사를 뒤엎는 과감한 연출로, 이 영화는 우리에게 학교 폭력, 자살, 그리고 사이비 종교와 같은 무거운 소재들을 전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합니다. 엉뚱하면서도 발랄한 엇박자의 리듬 속에서 펼쳐지는 나미와 선우의 이야기는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과 함께 깊은 사유의 기회를 선사할 것입니다.
이야기는 세상의 끝에 서 있던 두 외톨이 소녀, 나미(오우리 분)와 선우(방효린 분)에게서 시작됩니다. 수학여행을 가는 대신 자신들의 지옥 같은 삶을 끝내려던 순간, 두 소녀는 자신들을 나락으로 밀어 넣었던 악몽의 근원지, 박채린(정이주 분)이 서울에서 행복하게 지낸다는 소식을 접하게 됩니다. 죽음 직전, 복수의 칼날을 갈며 고향을 떠나 낯선 도시 서울로 향하는 이들의 발걸음은 일견 단순한 복수극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어렵게 마주한 채린은 예상과는 달리, 죄를 회개하고 종교에 귀의하여 더없이 선하고 평온한 모습으로 변해 있습니다. 가해자는 평화로운 낙원에, 피해자는 여전히 지옥에 머무는 이 아이러니한 상황 속에서 나미와 선우는 자신들의 복수 계획을 수정해야 할 기묘한 현실에 부딪힙니다. 과연 이들은 복수와 구원, 그리고 용서의 복잡한 경계선 위에서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지옥만세>는 단순한 학원 폭력 복수극의 틀을 깨고, 삶의 모순과 아이러니를 파고드는 임오정 감독의 탁월한 시선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감독은 학교와 사이비 종교가 비슷한 시스템으로 굴러간다고 말하며, 청소년들이 겪는 고통의 본질을 꿰뚫어 봅니다. 비현실적인 듯 분명히 존재하는 공간과 그 안에 담긴 배우들의 섬세한 감정 연기는 관객을 이야기에 몰입하게 합니다. 특히 오우리와 방효린 배우는 캐릭터의 복잡한 내면을 설득력 있게 표현하며 극의 중심을 단단히 잡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촬영상(정그림 촬영감독)을 수상하고 심사위원장으로부터 호평을 받은 만큼, 영상미 또한 놓칠 수 없는 관전 포인트입니다. 이 영화는 죽음보다 괴로운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탈출이 요원하다면 만세를 외쳐버리겠다"는 당돌한 메시지를 던지며 이상한 위로를 건넵니다. 때로는 어설프고 혼란스럽지만, 궁극적으로 '진정으로 자유로워지는 것'이 무엇인지 묻는 이 영화는 당신에게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깊은 울림을 선사할 것입니다. 지옥 같은 현실 속에서 한 줄기 빛을 찾아 헤매는 모든 '외톨이'들에게, <지옥만세>는 가장 솔직하고 특별한 어드벤처가 될 것입니다.
Details
러닝타임
109분
연령등급
12세관람가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한국영화아카데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