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line

"일상의 균열 속, 우리 안의 '괴인'을 마주하다"

이정홍 감독의 장편 데뷔작 <괴인(A Wild Roomer)>은 2022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뉴 커런츠상, 넷팩상, 크리틱b상, KBS독립영화상 등 4관왕을 석권하며 평단과 관객의 뜨거운 찬사를 받은 수작입니다. 또한 2024년 제60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이정홍 감독에게 신인 감독상을 안기며 그 작품성을 다시 한번 입증했죠. 이 영화는 일상 속에 스며든 미묘한 균열과 그 균열을 통해 자기 안의 낯선 이면을 마주하게 되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섬세하고도 흡인력 있게 그려냅니다. 2023년 11월 8일 개봉하며 관객들과 만난 이 작품은, 익숙한 삶의 자리에서 뜻밖의 '괴인'을 발견하게 되는 우리 모두의 자화상이기도 합니다.


영화는 목수이자 작업반장인 기홍(박기홍 분)의 일상에서 시작됩니다. 최근 부쩍 동료들에게 고함을 지르는 그의 모습은 어딘가 불안하고 예민해 보이죠. 보다 못한 동료 목수이자 친구인 경준(최경준 분)은 기홍의 무례함을 지적하고, 이 작은 충고는 기홍의 삶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킵니다. 그 무렵, 기홍은 자신의 승합차 지붕이 찌그러진 것을 발견하는 사소하지만 기묘한 사건을 겪게 됩니다. 집주인 정환(안주민 분)의 부추김에 범인을 찾아 나선 기홍은 늦은 밤, 공사 중인 학원에서 신원 미상의 인물이 창밖으로 도망치는 모습을 목격하죠. "누군가 창밖으로 뛰어내린 밤부터 모든 것이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했다"는 영화의 문구처럼, 이 알 수 없는 사건은 기홍의 내면에 잠재된 변화의 욕구를 흔들어 깨웁니다. 이 과정에서 기홍은 집 없이 떠도는 소녀 하나(이기쁨 분)를 만나게 되고, 그의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 또한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며 삶의 모호한 단면들을 드러냅니다.


<괴인>은 자극적인 사건보다는 인물들의 심리와 관계의 미묘한 흐름에 집중합니다. 일상적인 공간과 대화 속에서 우리는 '괴인'이라는 제목이 지칭하는 것이 단순히 타인뿐만이 아닌, 우리 안의 낯설고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일 수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이정홍 감독은 모든 인물이 예측에서 조금씩 벗어나 있는 모습을 탁월한 관찰력으로 포착하며, 관객들에게도 익숙한 것들 속에서 낯선 감각을 일깨웁니다. 배우들의 절제되면서도 밀도 높은 연기는 인물들의 복잡한 내면을 설득력 있게 전달하며, 영화가 던지는 질문들에 깊이를 더합니다. 확고한 메시지를 강요하기보다는 삶의 불투명한 면모를 있는 그대로 응시하게 하는 이 영화는, "주장이나 논변도 없이, 그저 비켜나 흐르고 있는 저 상태와 리듬의 강인함"으로 오랫동안 잔상에 남을 것입니다. 답을 찾으려 애쓰기보다 삶의 '괴이함'을 받아들이는 유연한 태도를 가진 관객이라면, <괴인>이 선사하는 사색적인 드라마에 깊이 매료될 것입니다.

Details

감독 (Director)

장르 (Genre)

드라마

개봉일 (Release)

2023-11-08

배우 (Cast)
러닝타임

136분

연령등급

15세관람가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영화 <괴인> 제작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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