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line

"기억의 미로를 걷다: 우리의 이야기가 되는 순간"

우리가 인식하는 진실은 과연 객관적일까요, 아니면 각자의 기억과 관점에 따라 재구성된 주관적인 서사에 불과할까요? 여기, 한 중년 여배우의 혼란스러운 기억을 통해 인간 존재의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 있습니다. 유형준 감독의 첫 장편 영화 <우리와 상관없이>는 2023년 베를린 국제영화제 포럼 부문에 초청되어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된 이후,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부문에서 심사위원 특별언급상을 수상하며 국내외 평단으로부터 깊이 있는 시선과 독창적인 연출력을 인정받았습니다. 흑백 화면이 선사하는 강렬한 미학 속에서, 이 영화는 우리 각자의 삶과 기억이 어떻게 '하나의 이야기'가 되어가는지를 사유하게 만드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것입니다.


영화는 자신의 첫 주연작 시사회에 참석하지 못한 채 병실에 누워 있는 중년 여배우 화령(조현진 분)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갑작스러운 뇌경색으로 자신이 출연한 영화에 대한 기억을 송두리째 잃어버린 그녀는, 완성된 영화의 내용을 궁금해합니다. 이 시점에서 화령을 찾아오는 영화 관계자들은 저마다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합니다. 프로듀서, 후배 배우, 감독 등 각자가 기억하는 영화의 줄거리는 미묘하게, 때로는 완전히 상충하며 화령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듭니다. 과연 이들의 이야기 중 어떤 것이 '진실'일까요? 혹은 진실이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요? 모두가 돌아간 뒤 홀로 남은 화령은 이 모순적인 이야기들을 품에 안고 싶어 합니다. <우리와 상관없이>는 단순한 줄거리 요약을 넘어, 관객이 직접 이 비선형적인 미스터리를 따라가며 각자의 진실을 재구성하도록 이끄는 흥미로운 서사를 펼쳐 보입니다. 스포일러 없이도 이 영화가 던지는 질문은 관객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울림을 남길 것입니다.


유형준 감독은 <우리와 상관없이>를 통해 '기억'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감각적으로 시각화하는 데 성공합니다. 흑백 화면은 인물들의 내면에 집중하게 만들고, 길게 이어지는 테이크와 사변적인 대사들은 관객을 영화 속 깊은 사유의 공간으로 인도합니다. 조현진 배우가 섬세하게 그려내는 화령의 모습은 혼란 속에서도 삶과 예술에 대한 긍정을 찾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진정성 있게 보여주며 깊은 공감을 자아냅니다. 김미숙, 조소연, 최성원 배우 등 출연진들의 밀도 높은 연기 또한 각자의 기억 속에서 재구성된 이야기들에 생생한 숨결을 불어넣습니다. 이 영화는 단순히 '영화에 관한 영화'를 넘어, 우리가 세상을 인식하고 타인의 경험을 이해하는 방식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각자의 진실을 끌어안고 싶어 하는 화령의 여정은 어쩌면 우리가 모두 겪는 삶의 한 단면일지도 모릅니다. 때로는 명확한 답보다 다양한 가능성을 마주하는 것이 더 깊은 깨달음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우리와 상관없이>는 말해줍니다. 자신만의 속도로 영화의 미로를 탐험하며, 당신만의 이야기를 발견하고 싶은 관객이라면 이 작품을 놓쳐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 영화는 분명 당신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아 질문을 던지고, 새로운 시선을 열어줄 것입니다.

Details

감독 (Director)

유형준

장르 (Genre)

드라마

개봉일 (Release)

2024-06-26

러닝타임

81분

연령등급

12세관람가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영화사 능소

주요 스탭 (Staff)

유형준 (각본) 유형준 (제작자) 유형준 (프로듀서) 유형준 (촬영) 강현정 (촬영) 유형준 (편집) 유형준 (음악) 홍슬기 (동시녹음) 이희우 (동시녹음) 유형준 (사운드(음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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