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line

"거장들의 심포니, 홍콩을 노래하다: 칠중주, 그 시간의 궤적"

홍콩 영화사의 황금기를 수놓았던 이름들, 서극, 임영동, 두기봉, 홍금보 등 전설적인 감독 일곱 명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이들이 오직 '홍콩'이라는 이름 아래 각자의 이야기를 엮어낸 옴니버스 영화, 바로 <칠중주: 홍콩 이야기>(The Septet: The Story of Hong Kong)입니다. 존니 토 감독이 총괄 프로듀싱을 맡은 이 프로젝트는 단순히 여러 단편을 모은 것을 넘어, 35mm 필름으로 촬영되어 영화 제작 방식의 황금기에 대한 경의를 표하며 홍콩 영화의 찬란했던 시절을 기념합니다. 제73회 칸 영화제 공식 초청작이자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되며 공개 전부터 전 세계 영화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이 작품은, 홍콩이라는 도시와 그 역사를 향한 거장들의 진심 어린 고백이자 애정 어린 송가입니다.


영화는 1950년대부터 근 미래까지, 홍콩의 격동적인 시간을 아우르는 일곱 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홍금보 감독은 엄격한 무술 수련을 통해 현재의 자신을 만든 유년 시절의 추억을 따뜻하게 회고하고, 허안화 감독은 가난 속에서도 서로를 보듬었던 1960년대 초등학교의 순수한 우정과 교사들의 모습을 스크린에 담아냅니다. 담가명 감독의 <사랑스러운 그 밤>은 1980년대 영국 이민을 앞둔 연인들의 풋풋한 첫사랑과 가슴 시린 이별을 통해 홍콩의 시대적 분위기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1997년 홍콩 반환을 앞둔 이주 물결의 애잔함을 떠올리게 합니다. 원화평 감독의 <귀향>에서는 쿵푸 마스터 할아버지와 북미에서 돌아온 손녀딸의 세대를 초월한 정을 보여주며 변화하는 가치관 속에서도 변치 않는 홍콩인의 유대감을 이야기합니다. 존니 토 감독의 <노다지>는 1990년대 말 아시아 금융 위기와 닷컴 버블, 사스 위기 등 홍콩을 덮쳤던 경제적 격변기 속에서 주식 투자에 열중했던 청년들의 모습을 통해 인간의 욕망과 두려움을 날카롭게 포착합니다. 아쉽게도 유작이 된 임영동 감독의 <길을 잃다>는 과거를 고집스레 사랑했던 아버지의 죽음과 함께 변화된 도시에서 길을 헤매는 한 남자의 모습을 통해 상실감과 향수를 깊이 있게 표현하며 뭉클한 여운을 선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서극 감독의 <속 깊은 대화>는 소통 부재의 근 미래를 배경으로 동시대 영화와 감독들에 대한 유머러스하면서도 통찰력 있는 시선을 담아냅니다.


<칠중주: 홍콩 이야기>는 단순히 각 감독의 개성을 나열하는 것을 넘어, 홍콩이라는 한 도시가 지나온 역사의 궤적과 그 안에서 살아온 이들의 삶을 일곱 가지 색깔로 찬란하게 아우르는 작품입니다. 비록 옴니버스 영화의 특성상 각 단편의 완성도에 대한 평가는 엇갈릴 수 있지만, 이 영화는 홍콩 영화의 황금기를 사랑했던 이들에게는 더없는 선물이 될 것입니다. 시대를 관통하는 거장들의 따뜻한 시선과 깊은 애정이 담긴 이 영화는 관객들에게 홍콩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함께 사유하게 하는 소중한 경험을 선사할 것입니다. 홍콩 영화를 사랑하는 팬이라면 물론, 한 도시의 역사를 예술적 시선으로 바라보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칠중주: 홍콩 이야기>는 잊을 수 없는 감동과 여운을 남길 것입니다.

Details

장르 (Genre)

드라마

개봉일 (Release)

2023-05-11

러닝타임

112분

연령등급

-

제작국가

홍콩

제작/배급

주요 스탭 (Staff)

두기봉 (제작자) 홍금보 (무술감독) 원화평 (무술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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