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자 2023
Storyline
존재의 미스터리: 당신이 사랑한 그 남자는 누구였나?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지는 수작, <한 남자>
빛과 그림자가 교차하는 삶의 한가운데, 우리가 믿어왔던 모든 것이 한순간에 흔들린다면 어떤 감정을 느끼게 될까요? 이시카와 케이 감독의 2022년 작 <한 남자>는 이렇듯 존재의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며 관객의 마음을 강렬하게 사로잡는 수작입니다. 제46회 일본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포함해 8관왕을 석권하고, 베니스 국제영화제 오리종티 부문 초청 및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되며 일찍이 평단과 관객의 찬사를 받은 이 영화는, 츠마부키 사토시, 안도 사쿠라, 쿠보타 마사타카 등 일본을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져 더욱 깊은 울림을 선사합니다.
삶의 고단함 속에서 겨우 행복을 찾아가던 리에(안도 사쿠라)는 다이스케(쿠보타 마사타카)를 만나 새로운 가정을 꾸립니다. 성실하고 다정한 남편과 함께 평온한 나날을 보내던 어느 날, 남편 다이스케가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말죠. 비극적인 상실감에 잠겨있던 리에에게 더 큰 충격이 찾아옵니다. 장례식에 나타난 다이스케의 형이라는 사람이 영정 사진 속 남자가 자신의 동생이 아니라고 말한 것입니다. 사랑했던 남편의 모든 것이 거짓이었다는 믿을 수 없는 진실 앞에 리에는 충격에 빠지고, 그의 진짜 정체를 밝히기 위해 변호사 키도(츠마부키 사토시)에게 의뢰합니다. 키도는 'X'라 불리게 된 이 미스터리한 남자의 발자취를 추적하며, 위조된 삶의 조각들을 하나씩 맞춰나갑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자신을 지우고 싶었던 한 남자의 욕망과, 타인의 이름으로 살아가는 이들의 복잡한 내면을 마주하게 됩니다. 동시에 재일교포 3세인 키도 자신 또한 정체성에 대한 깊은 고민을 안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영화는 개인의 정체성을 넘어선 사회적, 정치적 질문으로까지 서사의 지평을 확장합니다.
<한 남자>는 단순한 추리극을 넘어선 존재론적 질문을 던집니다. '나는 누구인가?',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스크린을 가득 채우는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는 이러한 질문에 대한 무게를 더합니다. 특히 안도 사쿠라는 상실과 혼란 속에서도 진실을 좇는 리에의 복잡한 감정을 탁월하게 그려내며 극의 개연성을 부여하고, 츠마부키 사토시 역시 미스터리를 파헤치며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키도 역을 통해 깊이 있는 연기를 선보입니다. 이시카와 케이 감독은 히라노 게이치로 작가의 원작 소설이 가진 사변적인 깊이를 영화적 서사로 성공적으로 변환하며, 관객이 이야기에 몰입하고 인물들의 감정을 따라갈 수 있도록 이 끕니다.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 '금지된 재현'을 통해 영화의 주제를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연출 또한 인상적입니다. 빠르게 전개되는 스릴러를 기대했다면 다소 묵직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한 남자>는 차분하고도 섬세한 연출 속에서 정체성이라는 거대한 질문을 깊이 있게 탐구하며 오래도록 여운을 남길 것입니다. 올 가을, 당신의 마음에 깊이 파고들 영화 <한 남자>를 강력히 추천합니다.
Details
러닝타임
86분
연령등급
-
제작국가
일본
제작/배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