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line

평범한 하루, 비범한 삶의 결

홍상수 감독의 30번째 장편 영화 <우리의 하루>는 그의 작품 세계를 사랑하는 관객들에게 또 한 번 깊은 사유와 잔잔한 미소를 선사합니다. 제76회 칸 영화제 감독주간 폐막작으로 선정되며 그 예술성을 인정받은 이 작품은, 감독 특유의 무심한 듯 섬세한 시선으로 우리의 일상을 탐구하며 삶의 본질적인 질문들을 던집니다. 술잔을 기울이고 라면을 끓여 먹는 소박한 풍경 속에서, 우리는 인생이라는 거대한 물음에 대한 각기 다른 답을 찾아가는 인물들의 하루를 엿보게 됩니다.


영화는 얼핏 전혀 다른 두 개의 공간에서 펼쳐지는 하루를 병치합니다. 한쪽에서는 고양이를 키우는 친구의 집에 잠시 머무는 40대 초반의 배우 상원(김민희 분)이 등장합니다. 그녀에게는 연기에 대한 고민을 안고 찾아온 20대 후배 배우(박미소 분)가 있습니다. 다른 한쪽에서는 늙어 죽은 고양이를 기억하며 홀로 사는 70대 시인 의주(기주봉 분)가 젊은 다큐멘터리 제작자와 시에 대해 묻는 젊은 방문객을 맞이합니다. 이 두 인물은 각자의 삶의 단계에서 찾아온 젊은이들의 진지한 질문에 각기 다른 태도로 응답합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들이 점심으로 라면을 끓여 먹는 방식에서 발견되는 기묘한 평행성입니다. 흔치 않게 라면에 고추장을 풀어 먹는 두 사람의 모습은, 단절된 듯 보이는 이들의 삶이 사실은 어떤 알 수 없는 연결고리로 엮여 있음을 암시합니다. 고양이가 집을 나가는 소동과 술판이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은 이들의 하루에 작은 파동을 일으키며, 삶의 예측 불가능한 순간들을 담아냅니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들이 늘 그렇듯, <우리의 하루> 또한 특별한 사건이나 극적인 전개보다는 인물들의 대화와 미묘한 감정선, 그리고 일상의 작은 순간들에 집중하며 관객에게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기주봉 배우와 김민희 배우의 노련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연기는 영화 속 인물들에게 생생한 숨결을 불어넣습니다. 삶의 의미, 예술의 본질, 그리고 고독과 관계에 대한 질문들이 스크린 위에 고요히 펼쳐집니다. 어쩌면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우리'라는 제목처럼 고양이의 이름이기도 한 그 의미의 중의성을 통해,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혹은 스스로의 내면에서 우리가 만들어가는 '하루'와 '인생'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요?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때로는 쓸쓸하게 삶의 단면을 비추는 <우리의 하루>는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춰 서서 자신과 주변을 돌아보게 하는 소중한 시간을 선사할 것입니다. 홍상수 감독의 오랜 팬이라면 물론이고, 그의 영화 세계를 처음 접하는 관객에게도 이 영화는 삶의 아름다움과 알 수 없는 심오함을 경험하게 할 매력적인 작품이 될 것입니다.

Details

감독 (Director)

홍상수

장르 (Genre)

드라마

개봉일 (Release)

2023-10-19

러닝타임

84분

연령등급

12세관람가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주)영화제작전원사

주요 스탭 (Staff)

홍상수 (각본) 홍상수 (제작자) 홍상수 (촬영) 홍상수 (편집) 홍상수 (음악) 김혜정 (동시녹음) 김민희 (스틸) 김민희 (제작부) 김혜정 (제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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