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line

"혼돈 속에서도 피어나는, 조용히 살고 싶었던 이들의 비망록"

모두의 마음속 깊은 소망, 아마도 ‘조용히 살고 싶다’는 지극히 평범한 바람일 겁니다. 그러나 세상은 때로 소박한 꿈을 비웃듯 거친 파도 속으로 우리를 내던지곤 하죠. 1980년 개봉한 김수형 감독의 영화 <조용히 살고 싶다>는 그 격랑의 시대를 살아낸 인물들의 이야기에 코미디, 범죄, 드라마라는 다채로운 색을 입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힘든 현실 속에서도 꿋꿋이 오늘을 살아가는 의형제 용근과 삼보는 그들만의 방식으로 평범한 삶을 꿈꿉니다. 시장에서 야채와 어물을 배달하고 밤에는 건축 공사장에서 땀 흘리며 정직하게 삶을 일궈가는 그들의 모습은 공감을 자아내죠. 그들의 삶에 예기치 않은 파문은 용근이 쓰리꾼 강순을 우연히 마주치면서 일기 시작합니다. 날카로운 훈계 뒤, 용근을 형사로 오해한 강순의 마음에 싹트는 엉뚱한 애정은 특유의 유머와 예측 불가능한 드라마의 시작을 알립니다.

그러나 이 영화의 진정한 감동은 다른 곳에 있습니다. 몇 년 전 서울로 올라왔다가 감쪽같이 사라져버린 여동생 미옥을 찾아 헤매는 용근의 애끓는 사연이죠. 이주일 배우의 투박하지만 진심 어린 연기는 가족을 향한 사무치는 그리움과 책임감을 절절히 그려냅니다. 미옥은 강순 일당 두목 윤 사장의 계략 속에서 설 사장의 재산을 노리는 미끼로 위장된 수양딸이 되어 있습니다. 사랑하는 경수가 있음에도 욕망의 도구로 전락한 자신에게 깊은 슬픔과 자괴감을 느낍니다. 그토록 바라던 행복이 물거품처럼 사라진 그녀의 처지는 안타까움을 더합니다.

그런 미옥의 가련한 처지를 외면하지 않고 손을 내밀어 돕는 것은 다름 아닌 강순입니다. 용근을 형사로 착각했던 그녀가 어떤 연유로 이 위험에 뛰어드는지 역시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입니다. 복잡한 인물 관계와 예측 불허의 전개는 단순한 권선징악을 넘어 인간 본연의 선함과 악함, 그 사이의 연대감을 섬세하게 조명하죠. 결국, 삼보의 눈에 미옥과 경수가 발견되고, 강순은 미옥 구출을 위한 필사적인 탈출을 감행합니다. 윤 사장 일당의 추격전 속에서 용근과 삼보, 강순의 활약이 펼쳐지며 대결은 절정으로 치닫습니다. 과연 용근은 여동생을 다시 품에 안고 진정 '조용히 살고 싶다'는 소망을 이룰 수 있을까요?

1980년대의 시대상을 배경으로, 이주일의 구수한 코미디 연기와 손창호, 마영달, 김보미 배우가 펼치는 진지한 드라마, 그리고 숨 막히는 범죄 스릴러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영화 <조용히 살고 싶다>는 단순한 오락 영화를 넘어 가족의 소중함과 인간적 연대에 대한 깊은 메시지를 던지죠. 유쾌함 속에 비극을 품고, 절망 속에서 희망을 찾는 이들의 이야기는 시대를 넘어 오늘날 관객들에게도 묵직한 감동과 여운을 선사합니다. 이 특별한 여정에 동참하여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시길 바랍니다.

Details

감독 (Director)

장르 (Genre)

드라마,범죄,코미디

개봉일 (Release)

1980-11-28

배우 (Cast)
러닝타임

80분

연령등급

연소자불가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주)우진필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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