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line

피 맺힌 모성, 시대의 아픔을 새기다: 영화 '어미'

1985년, 한국 영화계에 한 편의 강렬하고 비극적인 드라마가 파란을 일으켰습니다. 바로 박철수 감독의 영화 '어미'입니다. 당시 MBC PD였던 박철수 감독이 3개월의 휴가 기간 동안 연출하고, 한국 드라마의 대모 김수현 작가가 시나리오를 집필한 이 작품은 개봉과 동시에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제24회 대종상 최우수작품상을 거머쥐었습니다. 특히 10여 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배우 윤여정이 이 영화에서 보여준 '신들린 연기'는 비극에 맞서는 어머니의 처절한 심정을 고스란히 담아내며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영화는 단순한 복수극을 넘어, 1980년대 한국 사회에 만연했던 인신매매라는 어두운 현실을 적나라하게 고발하며 시대의 아픔을 스크린에 새긴 수작으로 평가받습니다.


영화는 부족함 없이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던 여류명사 홍여사(윤여정 분)의 완벽해 보이는 일상에서 시작됩니다. 그녀의 모든 재산이자 삶의 이유인 귀한 딸 나미는 명문대 입시를 앞둔 고3 수험생으로, 둘은 친구처럼 돈독한 모녀 관계를 자랑합니다. 홍여사의 지나친 과보호가 때로는 숨 막히게 느껴질 정도였지만, 그만큼 딸에 대한 사랑은 지극했습니다. 그러나 단 한 번의 사소한 실수, 나미를 마중 나가는 시간이 늦어진 그날 밤, 평화롭던 모녀의 세계는 산산조각 나고 맙니다. 딸 나미가 감쪽같이 실종된 것입니다. 갖은 노력 끝에 홍여사는 만신창이가 된 딸을 사창가에서 찾아내고 경악을 금치 못합니다. 사회의 밑바닥에서 겪었을 딸의 끔찍한 경험은 모녀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들어 놓습니다. 어렵게 집으로 돌아온 나미는 그 충격과 상처를 이기지 못하고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맙니다. 딸의 죽음 앞에 홍여사는 모든 자책과 분노에 휩싸이고, 더 이상 예전의 온화한 어머니가 아닌, 자신의 모든 것을 던져 딸을 유린한 자들에게 복수를 다짐하는 '어미'로 거듭납니다.


'어미'는 자식을 잃은 어머니의 슬픔과 분노가 어디까지 치달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잔혹하면서도 처연한 복수극입니다. 윤여정 배우는 딸의 비극 앞에서 절망하고, 이내 차갑고 단호한 집행자로 변모하는 홍여사의 복합적인 감정을 놀랍도록 설득력 있게 연기해냈습니다. 이 영화가 단순히 개인적인 복수를 넘어 사회적 의미를 갖는 것은, 당시 만연했던 여성 인신매매와 폭력이라는 현실을 비판적인 시선으로 조명했기 때문입니다. 영화는 사회가 해결하지 못한 문제에 대해 개인이 어떻게 극단적으로 반응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며 관객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집니다. 강렬한 주제 의식과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 그리고 박철수 감독의 거침없는 연출이 어우러져 한 시대를 대표하는 문제작으로 자리매김한 '어미'. 오늘날 다시 보아도 여전히 유효한 메시지와 깊은 여운을 선사하는 이 작품을 통해, 인간의 본능적인 모성과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마주하는 강렬한 경험을 하시길 강력히 추천합니다.

Details

감독 (Director)

박철수

장르 (Genre)

가족,드라마,범죄

개봉일 (Release)

1985-11-01

러닝타임

100분

연령등급

연소자불가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주)황기성 사단

주요 스탭 (Staff)

김수현 (각본) 황기성 (제작자) 배선환 (기획) 정일성 (촬영) 강광희 (조명) 김현 (편집) 이종구 (음악) 장인한 (분장) 김병수 (사운드(음향)) 양대호 (사운드(음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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