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line

운명처럼 스며든 슬픈 향기, '남자의 향기'

1998년, 한국 영화계는 짙은 안개비 속에서 피어난 한 편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하병무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장현수 감독의 영화 '남자의 향기'는 김승우, 명세빈이라는 당대 최고의 청춘 스타들이 그려내는 애절하고 격정적인 멜로 드라마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멜로와 액션이라는 상반된 장르를 절묘하게 엮어낸 이 작품은 개봉 당시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에도 불구하고 뜨거운 관심 속에 수많은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 모으며, 90년대 한국 멜로 영화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습니다.


어느 봄날, 안개비처럼 운명적으로 만난 혁수(김승우 분)와 은혜(명세빈 분)는 혈연으로 묶이지 않았지만 남매의 연을 맺게 됩니다. 12살 혁수는 자신에게 온 어린 은혜를 보는 순간, 그녀의 삶을 지키는 데 모든 것을 바치기로 결심하죠. 세상의 시선 아래 이성적인 마음을 숨긴 채 오누이로 자란 두 사람은, 은혜의 불행한 사건으로 인해 비극적인 운명의 소용돌이에 휘말립니다. 동네 깡패들에게 성폭행을 당한 은혜를 지키기 위해 혁수는 모든 죄를 뒤집어쓰고 소년원에 들어가고, 이는 두 사람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시작점이 됩니다. 혁수는 거친 깡패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되고, 은혜는 혁수를 위해, 그리고 자신의 삶을 위해 법대생 철민(조민기 분)의 끈질긴 구애를 받아들여 가석방이라는 조건을 걸고 결혼을 택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들의 운명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혁수와 은혜가 친남매가 아니며 과거 '동거'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철민이 폭력으로 은혜를 억압하기 시작하면서, 세 인물의 삶은 걷잡을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습니다. 사랑하는 이를 위해 끊임없이 희생하고, 또 다른 비극을 만들어내는 이들의 서사는 관객들에게 깊은 슬픔과 함께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남자의 향기'는 단순한 멜로를 넘어선 드라마틱한 서사와 인물들의 처절한 감정선으로 시간이 지난 지금도 회자되는 작품입니다. 사랑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던지는 혁수의 맹목적인 순애보와, 그 사랑 앞에서 고뇌하고 아파하는 은혜의 모습은 배우 김승우와 명세빈의 섬세한 연기로 더욱 깊은 울림을 선사합니다. 일부 평단에서는 90년대 후반의 시각으로 볼 때 다소 '신파적'이라는 평가도 있었지만, 이는 오히려 영화가 가진 복고적인 감성과 애틋한 정서가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기에 충분했음을 방증합니다. 운명의 장난 같은 인연과 그 속에서 피어나는 숭고한 사랑, 그리고 폭력과 희생이 뒤섞인 이 작품은 격정적인 멜로와 묵직한 액션을 동시에 즐기고 싶은 관객들에게 잊을 수 없는 '남자의 향기'를 선사할 것입니다. 2003년에는 드라마로도 각색될 만큼 대중적인 사랑을 받았던 이 영화를 통해, 다시 한번 가슴 시린 명작의 감동을 느껴보시길 강력히 추천합니다.

Details

감독 (Director)

장르 (Genre)

멜로/로맨스,액션

개봉일 (Release)

1998-09-12

배우 (Cast)
러닝타임

104분

연령등급

18세미만불가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주)원두인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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