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line

절망의 풍경 속, 삶이 피워낸 경이로운 희망가: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

영화는 우리에게 수많은 질문을 던집니다. 때로는 삶의 의미를 묻고, 때로는 인간 존재의 본질을 탐구하죠.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1991년 작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는 이 모든 질문을 집약한 채, 절망적인 현실 속에서 피어나는 경이로운 생명력을 감성적인 시선으로 포착해낸 걸작입니다. 1990년 이란 북부를 강타한 대지진, 4만 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가고 수많은 마을을 폐허로 만든 그 비극적인 사건 이후의 풍경을 배경으로 합니다. 이 작품은 단순한 재난 영화를 넘어, 감독 자신의 전작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에 출연했던 아이들의 안부를 확인하기 위한 여정을 담아내며 다큐멘터리와 픽션의 경계를 유려하게 넘나드는 키아로스타미 감독 특유의 스타일을 유감없이 선보입니다. '코케르 3부작'의 두 번째 이야기인 이 영화는 비극 속에서도 멈추지 않는 삶의 행진을 묵묵히 따라가며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과 성찰의 기회를 선사할 것입니다.


영화의 이야기는 1990년 이란을 할퀸 대지진 소식과 함께 시작됩니다. 라디오에서는 끊임없이 지진의 비극이 흘러나오고, 집과 가족을 잃은 이재민들의 안타까운 사연과 함께 부모를 잃은 아이들을 입양해달라는 호소가 메아리칩니다. 영화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를 촬영했던 감독(파르헤드 케라만드 분)은 뉴스에서 들려오는 지진 소식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합니다. 자신이 촬영했던 코케 마을 아이들의 안위를 확인하기 위해 어린 아들과 함께 낡은 차를 타고 코케 마을로 향하는 여정을 시작하죠. 하지만 지진으로 인해 길 곳곳은 폐허가 되고, 산사태와 이재민들의 행렬로 인해 마을까지 당도하기란 결코 쉽지 않습니다.

길 위에서 감독은 수많은 사람들을 만납니다. 모든 것을 잃었지만 꿋꿋하게 삶을 이어가는 사람들, 가족을 전부 잃었음에도 눈물 대신 또 다른 삶을 꾸려가는 할아버지, 그리고 지진의 상처 속에서도 결혼식을 올리며 새로운 희망을 이야기하는 젊은 연인까지. 이들의 모습은 삶이 어떤 고난 속에서도 계속된다는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감독은 때로는 그들에게 길을 묻고, 때로는 무거운 짐을 드는 것을 돕고, 때로는 물 한 모금을 얻어 마시며 그들의 일상 속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듭니다. 영화는 아이들의 생사 여부를 직접적으로 보여주기보다는, 그들을 찾아가는 여정 속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의 모습과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환경의 악재 속에서도 피어나는 평범한 사람들의 꿈과 희망을 발견하게 합니다. 결국, 이 영화는 절망 속에서도 멈추지 않는 삶의 의지와 인간 본연의 회복탄력성에 대한 따뜻한 찬가입니다.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는 관객들에게 깊은 공감과 감동을 선사하는 작품입니다. 1990년대 초 이란의 참혹한 현실을 다루면서도 결코 비극에만 머무르지 않고, 그 안에서 빛나는 인간 정신의 숭고함을 담담하게 그려냅니다. 키아로스타미 감독은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넘나들며 영화 자체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동시에, 삶의 소중함과 희망의 메시지를 강렬하게 전달합니다. 재난이라는 극단적인 상황 속에서도 우리는 어떻게 삶을 지속하고 희망을 찾아야 하는가에 대한 깊은 사유를 제공하며, 오늘날 팬데믹과 같은 여러 어려움 속에서 무기력함을 느끼는 현대인들에게도 큰 위로와 용기를 줄 것입니다. 때로는 멈추고 싶을 만큼 힘든 순간에도, 우리가 기억해야 할 단 하나의 진실, "삶은 계속된다"는 명확한 울림을 선사하는 이 영화를 놓치지 마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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