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랍게 2022
Storyline
인생의 굴곡을 보듬는 보드라운 시선, 다큐멘터리 '보드랍게'
다큐멘터리 영화는 때로는 가장 직접적인 방식으로 삶의 본질을 파고듭니다. 박문칠 감독의 영화 '보드랍게'는 우리 역사 속 가장 아픈 기억 중 하나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순악 할머니의 삶을 조명하면서도, 기존의 시선과는 확연히 다른 '보드라운' 접근으로 깊은 울림을 선사합니다.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상을, 제12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아름다운 기러기상을 수상하며 일찍이 작품성을 인정받은 이 영화는, 한 인간의 생애가 얼마나 복잡하고 모순적일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안에서 피어나는 존엄과 위로가 무엇인지를 사려 깊게 탐색합니다.
영화 '보드랍게'가 따라가는 김순악 할머니의 일생은 그야말로 전쟁과 같았습니다. 16세 어린 나이에 '실 푸는 공장'에 취직시켜 주겠다는 말에 속아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간 그녀는 중국 하얼빈, 베이징, 장커우 등지의 위안소에서 이루 말할 수 없는 비극을 겪었습니다. 해방 후 가까스로 고국으로 돌아왔지만, 그녀의 고난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고향으로 돌아갈 차비조차 없어 서울역에서 노숙하기도 했고, 생존을 위해 유곽에서 일하며 '색시 장사'로 불리기도 했으며, 미군 기지촌에서 미군 물건을 팔러 다니는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며 치열한 삶을 살아냈습니다. 영화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서의 고통뿐 아니라, 해방 이후 한국 사회 속에서 겪어야 했던 '침묵의 시간'과 또 다른 폭력에 맞서야 했던 그녀의 삶을 가감 없이 보여줍니다. 이는 우리가 흔히 기억하는 '소녀'나 '투사'의 이미지 사이에 존재했던 길고 지난한 생존의 간극을 비추며, 한 인간의 삶이 가진 복합적인 면모를 되새기게 합니다.
박문칠 감독은 김순악 할머니의 삶을 있는 그대로 생생하게 기록하는 데 주력합니다. 특정 프레임에 가두거나 성스럽게 포장하는 대신, 경북 사투리로 낭독되는 할머니의 육성 증언, 섬세하게 그려진 애니메이션, 그리고 귀한 아카이브 영상 등 다채로운 연출 기법을 활용하여 관객들이 그녀의 이야기를 더욱 깊이 이해하고 공감하도록 이끌어줍니다. 특히 김순악 할머니의 증언을 오늘을 살아가는 젊은 여성 활동가들의 목소리로 낭독하는 방식은, 과거의 아픔이 단순한 역사가 아닌 현재 우리의 삶과 연결된 이야기임을 강조하며 젠더 폭력의 보편성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배우 예지원은 영화를 보고 "수많은 순악 씨들 목소리가 보드라워서 보는 내내 엉엉 울었다. 아프지만 힘이 나는 영화다"라고 소감을 밝히며 깊은 감동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하이고, 참 애묵었다”는 김순악 할머니의 한마디는 그 어떤 미사여구보다 묵직한 위로로 다가와, 굴곡진 삶을 살아온 모든 이들에게 '보드라운' 손길을 건네는 듯합니다. '보드랍게'는 고난의 역사 속에서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지켜낸 한 여성의 이야기를 통해, 상처받은 이들에게 연대와 공감의 메시지를 전하는 감동적인 다큐멘터리입니다. 박문칠 감독의 따뜻하면서도 통찰력 있는 시선이 돋보이는 이 영화는, 우리에게 잊혀지지 않는 질문과 함께 깊은 성찰의 시간을 안겨줄 것입니다. 결코 쉽지 않았던 그녀의 삶을 '보드랍게' 어루만지는 이 작품을 통해, 여러분도 진정한 위로와 희망을 발견하시길 바랍니다.
Details
배우 (Cast)
김순악
안이정선
백선행
송현주
이인순
최지윤
박혜정
차혜영
도수진
라원
압화체험 ‘꽃마중’ 참가자들 (2019.05.18)
2019 대구 경북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추모의 날 참가자들
(사) 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회원들
러닝타임
73분
연령등급
전체관람가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사)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