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2021
Storyline
모래 위에 새겨진 시간, 삶의 진실을 응시하다 – 다큐멘터리 '사상'
박배일 감독의 다큐멘터리 '사상 (Sasang: The Town on Sand)'은 단순한 시대의 기록을 넘어, 우리 시대의 깊은 상흔과 개인의 고독한 역사를 응축하여 보여주는 압도적인 작품입니다. 부산국제영화제와 부산독립영화제에 초청되며 일찍이 그 진가를 인정받은 이 영화는, 익숙한 사회 고발 다큐멘터리의 틀을 깨고 감독의 지극히 사적인 시선을 투영하여 관객의 마음속 깊이 파고듭니다. 노동과 시위 현장을 카메라에 담아왔던 감독이, 이번에는 자신의 가족 그리고 터전의 변화를 통해 보편적인 삶의 질문을 던지는 것이죠.
영화의 배경이 되는 '사상'은 '모래 위에 지은 집'이라는 뜻처럼, 급변하는 자본의 흐름 속에서 그 풍경마저 위태로운 도시 재생 현장입니다. 감독은 지난 9년간 이곳의 변화를 묵묵히 기록하며, 한때 부산 경제를 이끌었던 최대 공업 지역이었으나 이제는 밀려난 이들의 삶을 조명합니다. 특히 영화는 평생을 노동자로 살아온 감독의 아버지, 박성희 씨의 쇠잔해지는 육체와 그 위를 흐르는 세월에 집중합니다. 낡은 거처와 재개발로 새로 지어진 아파트 단지가 대비되는 풍경 속에서, 아버지의 노쇠한 육신은 자본이 할퀴고 간 사상의 풍경과 기묘하게 공명합니다. 감독은 아버지의 삶을 불편부당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아버지 또한 아들의 카메라 앞에 존재를 증명하려 애쓰지 않습니다. 다만 이 고된 삶이 어디에 토대하고 있는지를 깊이 생각하게 만드는 서사가 펼쳐집니다.
'사상'은 노동자의 삶, 거처에서 밀려난 가난한 이들의 이야기, 그리고 무엇보다 아버지에 대한 영화입니다. 하지만 이 모든 서사는 감독 박배일의 사적인 시선과 만나며 더욱 강력한 울림을 만들어냅니다. 자본의 광풍 속에 터전을 잃은 이들의 역사, 그리고 그 속에서 묵묵히 살아온 한 아버지의 삶, 이 모든 것을 응시하는 감독 자신의 시선이 어우러져 관객에게 질문을 던지죠. 이는 단순한 기록을 넘어, 한 인간의 내면 깊숙한 곳에서 우러나오는 성찰과 애틋함을 담아낸 인간적인 다큐멘터리입니다. 사회의 단면을 날카롭게 포착하면서도 지극히 개인적인 감수성으로 접근하는 이 영화는, 삶의 본질과 우리 사회의 그림자를 깊이 이해하고자 하는 관객에게 강력히 추천하는 작품입니다.
Details
배우 (Cast)
박성희
최수영
고병남
김길후
김문식
김미경
김성진
김아연
김정철
김종환
김태연
나와츠
박문희
러닝타임
132분
연령등급
12세관람가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오지필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