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line

시간의 물결 위에 새겨진 이방인의 노래: 군산전기

역사의 물결이 빚어낸 도시, 군산. 이곳은 단순한 지명이 아니라 수많은 이들의 삶과 꿈, 그리고 애환이 켜켜이 쌓인 거대한 서사 그 자체입니다. 유예진, 문승욱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군산전기 (The City of Outlanders)>는 바로 이 군산의 심장부를 응시하며, 시간의 흐름 속에서 피고 진 모든 것을 아름답고도 절절한 영상 언어로 풀어냅니다. 2020년 개봉한 이 작품은 멜랑콜리하면서도 강인한 생명력이 가득한 군산의 풍경을 배경으로, 그 속을 살아가는 이방인들의 이야기를 잊을 수 없는 감동으로 그려냅니다.

영화는 한때 몇 백 명의 주민만이 살았던 작은 어촌 마을 군산이 어떻게 ‘이방인의 도시’로 변모했는지 섬세하게 추적합니다. 일제강점기 쌀 수탈을 위한 개항은 전국 각지의 노동자들을 불러 모았고, 해방 이후 미군이 주둔하며 또 다른 이방의 물결을 맞이했습니다. 근래에는 대기업 공장의 유치와 폐쇄, 그리고 국가 사업의 부침을 겪으며 군산은 부흥과 쇠락을 끊임없이 반복했습니다.
그때마다 새로운 사람들이 유입되거나, 혹은 터를 잡고 남아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갔습니다. 이들은 군산의 지형과 경관을 바꾸는 흔적을 남기며, 스스로 이방인이자 이 도시의 주인이 되었습니다. 영화의 카메라는 군산의 쓸쓸하면서도 애잔한 풍경 속을 유영하듯 부유하고, 스위스에서 온 무용가 안나 앤더그는 그 풍경 위로 애절한 몸짓을 선사하며 도시의 상처를 위무합니다. 또한, 새로이 유입된 음악가 송석기, 이진원, 그리고 재즈 피아니스트 임인건 등은 군산의 시간을 담은 애가를 연주하며 ‘군산전기’를 완성해 나갑니다. 폐허 속에서도 새로운 꿈을 꾸며 살아가는 이방인들의 모습은, 단순한 다큐멘터리를 넘어 한 편의 시와 같은 깊은 울림을 전합니다.

<군산전기>는 단순한 지역 다큐멘터리를 넘어섭니다. 이 영화는 우리가 사는 이 시대, 그리고 우리 주변의 '이방인'이라는 존재에 대해 깊이 성찰하게 만드는 예술적 경험을 선사합니다. 카메라가 담아내는 군산의 풍경은 쇠락의 흔적 속에서도 묘한 아름다움을 발산하며, 안나 앤더그의 무용은 그 쓸쓸함에 생명을 불어넣고 치유의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음악은 도시의 과거와 현재를 잇는 애잔한 다리 역할을 하며 관객의 감성을 자극합니다.
감독 유예진, 문승욱은 군산이라는 도시를 하나의 살아있는 캐릭터로 설정하고, 그 속에서 '이방인'이라는 모순적이고도 다채로운 인간 군상을 포착해냈습니다. 이는 관객들조차 영화 속 군산의 이방인이 된 듯한 몰입감을 느끼게 하며, 보는 이로 하여금 스스로의 삶과 이웃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열게 합니다. 삶의 터전을 잃고 떠나거나, 혹은 새로운 희망을 찾아 정착하는 모든 이방인들의 이야기는 결국 우리의 삶과 다르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이 영화는 강렬한 서사를 기대하는 관객에게는 잔잔하게 흐르는 시와 같은 감동을, 그리고 삶의 의미와 인간 본연의 강인함에 대해 질문하는 이들에게는 깊은 사색을 선물할 것입니다. 2020년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앵글 부문과 2021년 EBS 국제다큐영화제에 초청되어 작품성을 인정받은 <군산전기>는 잊혀가는 것들 속에서도 새로운 생을 찾아가는 희망의 메시지를 놓치지 않는, 올겨울 놓쳐서는 안 될 수작입니다.

Details

감독 (Director)

문승욱 유예진

장르 (Genre)

다큐멘터리

개봉일 (Release)

2023-07-06

배우 (Cast)
안나 앤더그

안나 앤더그

송석기

송석기

이진원

이진원

종걸 주지스님

종걸 주지스님

김금희

김금희

손진

손진

소란정

소란정

이현아

이현아

강나루

강나루

조명언

조명언

이규숙

이규숙

서정희

서정희

러닝타임

61분

연령등급

전체관람가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제니필름

주요 스탭 (Staff)

문승욱 (각본) 유예진 (각본) 문승욱 (제작자) 유예진 (프로듀서) 문승욱 (촬영) 문승욱 (편집) 유예진 (편집) 임인건 (음악) 유예진 (미술) 나상인 (동시녹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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