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line

"시간이 녹여낸 아픈 기억, 한 그릇 수프가 전하는 위로"

양영희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수프와 이데올로기>는 단순한 가족 이야기가 아닌, 한국 현대사의 가장 아픈 비극 중 하나를 가슴 저미게 응시하는 깊은 울림을 선사합니다. <디어 평양>, <굿바이, 평양>에 이은 '가족 3부작'의 마지막 작품으로, 이번에는 감독의 어머니 강정희 여사의 삶을 통해 한 개인이 겪어낸 거대한 역사의 파고를 섬세하게 담아냅니다. 2021년 제13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개막작으로 처음 공개되어 평단의 뜨거운 찬사를 받았으며, 관객들에게는 잊혀진 역사의 진실을 마주하고 깊은 공감과 위로를 건네는 작품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영화는 2009년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 홀로 남은 어머니가 걱정되어 매달 도쿄에서 오사카의 본가를 찾아가는 딸, 양영희 감독의 일상에서 시작됩니다. 여느 때와 다름없던 어느 날, 어머니는 문득 자신이 제주 4.3 사건의 생존자임을 고백합니다. 수십 년간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은 채 가슴 깊이 묻어두었던 기억들이 비로소 숨을 쉬기 시작한 것입니다. “절대로 남에게 말하지 말라”는 당부와 함께 어머니가 들려주는 제주 4.3의 참혹한 증언은, 가족의 평범한 식탁 위로 비극적인 역사의 그림자를 드리웁니다. 딸은 어머니의 고백을 카메라에 담으며, 그동안 짐작조차 할 수 없었던 어머니의 삶과 한국 현대사의 거대한 소용돌이를 비로소 이해하게 됩니다. 특히 딸의 일본인 예비 사위 아라이 카오루를 위해 어머니가 정성껏 끓여내는 삼계탕, 즉 '수프'는 이데올로기를 넘어선 가족의 따뜻한 연결고리이자, 치유와 화해의 상징으로 자리 잡습니다.

<수프와 이데올로기>는 단순히 과거의 사건을 나열하는 것을 넘어, 한 가족의 지극히 사적인 이야기가 어떻게 민족의 비극적인 역사와 맞닿아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양영희 감독은 20년 넘게 가족들을 카메라에 담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인위적인 연출 없이 인물들의 진솔한 모습을 포착해냅니다. 어머니 강정희 여사가 겪었던 제주 4.3의 상흔, 그리고 재일조선인으로서 조총련 활동에 투신하며 세 아들을 북한으로 보낼 수밖에 없었던 복잡한 삶은, 이념의 폭력이 한 개인의 삶을 어떻게 뒤흔들었는지 생생하게 증언합니다. 이 영화는 우리가 외면하고 싶었던 역사의 진실을 직시하게 하면서도, 동시에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피어나는 따뜻한 사랑과 이해를 통해 깊은 위로를 건넵니다. 먹고사는 문제만큼이나 중요한 이데올로기의 무게, 그리고 그 모든 것을 한 그릇의 수프처럼 보듬는 가족의 힘을 느끼고 싶다면, 이 특별한 다큐멘터리를 놓치지 마시길 강력히 추천합니다.

(공백 포함 1404자)

Details

감독 (Director)

양영희

장르 (Genre)

다큐멘터리

개봉일 (Release)

2022-10-20

배우 (Cast)
강정희

강정희

아라이 카오루

아라이 카오루

러닝타임

118분

연령등급

12세관람가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PLACE TO BE

주요 스탭 (Staff)

양영희 (프로듀서) 양영희 (편집) 조영욱 (음악) 송남규 (시각효과) 최석원 (색보정) 양영희 (촬영팀)

Photos

Reviews & Comments

평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