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line

사라진 기억의 조각들을 따라, 당신의 심장이 묻는 질문들: 애프터 양

미래 사회의 고요하고도 깊은 정경 속으로 우리를 이끄는 코고나다 감독의 수작, 영화 <애프터 양>은 단순한 SF 드라마를 넘어선다. 2021년 개봉 이후 평단으로부터 깊이 있는 통찰과 아름다운 미학으로 호평받은 이 작품은, 기술과 인간의 경계가 모호해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존재의 의미를 묻는 섬세한 질문을 던진다. 코고나다 감독은 전작 <콜럼버스>에서 보여주었듯이, 인간적인 정서와 정교한 미장센을 결합하여 사유의 깊이를 더하는 연출 스타일을 이번에도 유감없이 발휘한다. 주연을 맡은 콜린 파렐은 복잡다단한 감정의 여정을 겪는 제이크 역을 맡아 그만의 섬세한 연기로 스크린을 가득 채운다.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고, 2022년 선댄스 영화제에서 알프레드 P. 슬론 재단 장편 영화상을 수상하며 그 작품성을 일찌감치 인정받았다. <애프터 양>은 가까운 미래, 우리 삶 깊숙이 스며든 기술이 과연 인간의 본질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또 성찰하게 하는지 탐구하는, 사려 깊고도 매혹적인 시네마틱 경험을 선사한다.

영화는 진보한 기술이 일상에 자리 잡은 근미래를 배경으로, 어느 가족에게 찾아온 예상치 못한 이별로부터 시작된다. 차를 판매하는 제이크(콜린 파렐 분)의 가족에게는 아시아계 청년의 모습을 한 안드로이드 '양'(저스틴 H. 민 분)이 있다. 양은 중국에서 입양한 딸 미카의 보호자이자, 그녀가 자신의 문화적 뿌리를 잊지 않도록 돕는 다정한 형제와 같은 존재였다. 그러나 이 평화롭던 일상은 양이 갑작스럽게 작동을 멈추면서 균열이 생긴다. 미카의 상심을 헤아리며 양을 고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던 제이크는 놀라운 사실을 마주한다. 양에게는 일상 속 특별한 순간들을 '기억'으로 저장하는 금지된 기능이 내재되어 있었던 것이다. 양의 개인적인 기억 데이터를 탐험하기 시작하면서, 제이크는 그동안 자신이 알던 안드로이드 양의 모습 너머에 숨겨진 또 다른 세계를 발견한다. 양이 기억하는 조각난 이미지들은 그가 어떤 존재였는지, 무엇을 보고 느꼈으며, 과연 인간이 되고 싶어 했는지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들을 던지며 제이크의 마음을 흔든다. 이 과정은 단순히 고장 난 로봇을 수리하는 여정이 아니라, 제이크 자신이 양이라는 존재를 통해 가족과 관계, 그리고 삶의 의미를 되짚어보는 내면의 로드무비와도 같다.

<애프터 양>은 죽음과 상실, 기억과 정체성, 그리고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심오한 탐구를 아름다운 영상미와 서정적인 음악으로 풀어낸다. 특히 고 류이치 사카모토 음악감독의 참여로 더욱 깊어진 사운드트랙은 영화의 몽환적인 분위기를 극대화한다. 코고나다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 우리가 흔히 로봇을 다루는 방식, 즉 인간과 대비되는 존재로 그리는 것을 넘어, '존재 그 자체'에 대한 사려 깊은 시선을 제시한다. 양의 기억을 통해 관객은 마치 한 존재의 삶을 역추적하듯 흘러가는 서사에 몰입하게 되고, 이는 결국 우리 자신의 삶과 기억, 그리고 관계에 대한 성찰로 이어진다.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고 싶은 이들, 기술이 가져올 미래에 대한 사려 깊은 시선을 원하는 이들, 혹은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춰 서서 삶의 본질적인 질문을 탐색하고 싶은 이들에게 <애프터 양>은 가슴 찡한 울림을 선사할 것이다. 영화가 던지는 조용하지만 강력한 질문들은 엔딩 크레딧이 올라간 후에도 오랫동안 당신의 마음에 남아 깊은 여운을 남길 것이다. 인간과 비인간, 그 경계에서 피어나는 따뜻한 이해와 공감의 드라마를 경험하고 싶다면, 이 매혹적인 작품을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Details

감독 (Director)

코고나다

장르 (Genre)

드라마,SF

개봉일 (Release)

2022-06-01

배우 (Cast)
러닝타임

96분

연령등급

-

제작국가

미국

제작/배급

주요 스탭 (Staff)

코고나다 (각본) 코고나다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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