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들의 카니발 2024
Storyline
"부산, 그 뜨거운 연대의 기록: 마녀들의 카니발"
영화 전문 매거진의 수석 에디터로서, 2024년 개봉한 박지선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마녀들의 카니발>을 소개하게 되어 기쁩니다. 이 작품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부산이라는 공간에서 가부장제와 불의에 맞서 싸워온 여성들의 끈질긴 저항과 유쾌한 연대를 생생하게 담아낸 수작입니다. 박지선 감독은 전작 <전설의 여공: 시다에서 언니되다>에서 보여주었듯, 여성들의 구술 생애사를 영상화하는 데 탁월한 재능을 발휘하며 잊혀졌던 목소리를 세상에 다시금 들려줍니다.
<마녀들의 카니발>은 1988년 '부산근로여성의집'에서 시작된 작은 움직임으로 관객을 안내합니다. 당시 여성 노동자들은 근로기준법을 공부하며 밀린 월급을 쟁취하고, 생리휴가와 산전산후휴가 같은 기본적인 권리를 위해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후 부산의 여성운동은 가정폭력과 성폭력에 맞서 거리로 나서는 세분화된 흐름으로 발전합니다. 비슷한 시기, 부산경남지역 여학생들은 대학 내 성폭력 규제 학칙을 만들기 위해 치열한 운동을 전개했으며, 마침내 2000년 부산대학교에서 최초의 페미니즘 축제인 '마녀들의 카니발'이 열리며 페미니스트들의 발화는 웹진 '월장', 여학생 잡지 '헐스토리'로 이어집니다. 시간은 흘러 2016년, 강남역 여성혐오 살해사건을 계기로 부산의 10대, 20대 청년들은 '부산성차별성폭력끝장행동'에 참여하여 학내 미투 선언과 함께 생존을 위한 외침을 터뜨립니다. 이 영화는 가부장제에 굴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켜온 부산 여성들의 기억과 삶이 어떻게 부산이라는 도시 위에서 교차하고 연대해왔는지를 유려한 서사로 엮어냅니다.
이 다큐멘터리는 단순한 역사 기록을 넘어,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합니다. 차별과 폭력의 현실에 지쳐가는 이 시대의 여성들에게 <마녀들의 카니발>은 과거의 투쟁과 승리를 통해 현재를 살아갈 용기와 희망을 불어넣는 "에너지 드링크"와 같습니다. 잊히고 지워진 여성운동의 계보를 복기하며, 수많은 '언니들'의 노력 덕분에 지금의 우리가 존재함을 깨닫게 합니다. 제16회 여성인권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언급상을 수상하고, 제24회 부산독립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는 등 이미 평단의 인정을 받은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부산 여성들의 연대와 투쟁이 얼마나 경쾌하고 유쾌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며, "웃으면서 맞짱뜨는 그녀들의 유쾌한 행진"이라는 표현처럼 우리에게 희망찬 연대의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가부장제에 저항하는 여성들의 목소리가 필요한 지금, 이 영화는 반드시 관람해야 할 필름입니다. 극장 문을 나서는 순간, 여러분 안의 잠자던 마녀가 깨어나 뜨거운 연대의 카니발에 동참하고 싶어질 것입니다.
Details
감독 (Director)
장르 (Genre)
다큐멘터리
개봉일 (Release)
2024-09-25
배우 (Cast)
러닝타임
82분
연령등급
12세이상관람가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사업단 미디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