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희생자 1982
Storyline
운명의 장난, 혹은 치명적인 우연: 느와르의 전설, 알랑 드롱의 <세번째 희생자>
1980년 프랑스 영화계에 거장의 귀환을 알리며 관객을 사로잡았던 수작, 자크 드레이 감독의 <세번째 희생자>는 단순한 범죄 스릴러를 넘어선다. 프랑스 느와르의 아이콘이자 독보적인 존재감을 자랑하는 알랑 드롱이 주연을 맡아, 그만이 표현할 수 있는 고독하고 강렬한 남성미를 스크린 가득 펼쳐 보인다. 이 영화는 개봉 당시 프랑스 박스오피스 16위를 기록하며 2백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 알랑 드롱의 1980년대 범죄/액션 배우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 장-패트릭 망셰트의 소설 『Le Petit Bleu de la côte ouest』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예측 불가능한 운명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한 남자의 이야기를 통해 당시 사회의 뿌리 깊은 불신과 냉소주의를 날카롭게 비판하며, 시대를 초월하는 메시지를 던진다.
영화는 성공적인 프로 도박사 미셸 제르포(알랑 드롱 분)의 평온한 일상에서 시작된다. 매력적인 연인 베아와 함께 파리에서 여유로운 삶을 즐기던 그는 여느 때처럼 포커 게임을 향하던 밤, 우연히 교통사고 현장을 목격한다. 그는 망설임 없이 심하게 다친 운전자를 병원으로 옮기고 자신의 갈 길을 간다. 그러나 이 사소한 선행이 그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들 치명적인 덫이 될 줄은 미셸 자신도 알지 못했다. 며칠 후, 그가 구했던 남자가 사실은 단순한 사고 희생자가 아닌 거대 무기상들의 암투에 연루된 고위 관계자였으며, 총상으로 사망했다는 기사를 접하게 된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정체불명의 살인자들은 미셸을 다음 타겟으로 지목하고 그의 뒤를 쫓기 시작한다. 단지 "세번째 희생자"가 될 위기에 처한 미셸은 자신을 둘러싼 거대한 음모의 실체를 파헤치고, 스스로의 무고함을 증명하며 살아남기 위한 필사의 사투를 벌이게 된다. 모든 것이 의심스럽고,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상황 속에서 그는 과연 자신을 노리는 보이지 않는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자크 드레이 감독은 알프레드 히치콕을 연상시키는 뛰어난 연출력으로, 평범한 인물이 거대한 음모에 휘말리는 '잘못된 남자(wronged man)' 플롯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풀어냈다. 특히 미셸이 한낮의 해변에서 공격당하는 장면처럼, 일상적인 공간에서 벌어지는 기이하고 섬뜩한 폭력은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알랑 드롱은 이러한 불안과 긴장의 서사 속에서 냉철하면서도 인간적인 고뇌를 동시에 보여주며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그의 눈빛 하나, 절제된 몸짓 하나하나에서 뿜어져 나오는 카리스마는 영화의 몰입도를 최고조로 끌어올린다. <세번째 희생자>는 단순히 범죄를 추적하는 과정을 넘어, 거대 권력의 부패와 개인의 무력함이라는 시대의 어두운 단면을 반영하며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질문을 던진다. 탄탄한 스토리텔링, 감각적인 영상미, 그리고 알랑 드롱의 전설적인 연기가 어우러진 이 영화는 잘 만들어진 느와르 스릴러를 갈망하는 관객이라면 절대 놓쳐서는 안 될 수작이다. 그의 고독한 추격이 선사하는 잊을 수 없는 전율을 스크린으로 직접 경험해 보시길 강력히 추천한다.
Details
러닝타임
93분
연령등급
-
제작국가
프랑스
제작/배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