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계의 딸 1983
Storyline
업보의 굴레를 넘어선 비극, <마계의 딸>
1983년, 한국 공포 영화의 한 시대를 풍미했던 박윤교 감독의 작품 <마계의 딸>은 단순한 공포를 넘어선 깊은 비극과 윤회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영화입니다. ‘공포 영화의 대가’로 불리는 박윤교 감독은 1960년대부터 80년대에 이르기까지 한국적 정서가 짙게 배어 있는 괴기 영화들을 꾸준히 선보였으며, 특히 ‘한(恨)’이라는 한국 고유의 정서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들을 탁월하게 연출해왔습니다. <마계의 딸>은 당시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며 활약했던 허진, 윤양하, 김선자, 김지영 등 쟁쟁한 배우들이 참여하여 더욱 기대를 모았던 작품입니다. 옛 황해도 두메산골을 배경으로, 늙은 여우의 전설과 인간의 탐욕, 그리고 그로 인해 빚어지는 끔찍한 인과응보를 그려낸 이 영화는 한국 고전 공포 영화의 독특한 매력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수작입니다.
영화는 예로부터 천년을 묵어 여자로 둔갑해 작패를 일삼는다는 늙은 여우의 전설이 내려오는 황해도 월하촌에서 시작됩니다. 김좌수의 무남독녀 옥화는 계모 월선의 간악한 계략에 휘말려 부모를 잃고, 심지어 ‘매구’라는 억울한 누명까지 쓴 채 처형당할 위기에 처합니다. 이때 옥화의 어머니 강씨의 원귀가 딸을 구하기 위해 법력 높은 무량대사를 찾아 울부짖지만, 대사의 법안에 비춰진 것은 모두 전생의 업보로 얽힌 인과의 굴레였으니 어찌할 도리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독한 계모 월선과 그녀의 간부 최시백은 강씨의 원귀에게 죄의 대가를 치르게 됩니다. 이후 무량대사는 옥화에게 인간의 생사와 희로애락이 얼마나 덧없고 무상한 것인지 설파하고, 옥화의 손을 잡고 홀연히 세속을 떠납니다. 그리고 60년의 세월이 흐른 뒤, 최시백의 후손은 구월산 암자에서 최시백과 월선의 명복을 빌고 있는 한 늙은 여승을 만나게 되는데, 그녀는 바로 불도에 귀의한 옥화였습니다.
<마계의 딸>은 권선징악이라는 고전적인 주제를 한국의 샤머니즘과 불교적 세계관을 통해 섬세하게 풀어낸 작품입니다. 탐욕과 질투가 빚어낸 비극이 원한으로 이어지고, 결국 오랜 세월을 거쳐 인과응보로 되돌아오는 서사는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선사합니다. 다소 투박할 수 있는 1980년대의 특수효과 속에서도, 허진과 윤양하 등 당대 배우들의 열연은 인물의 복잡한 감정선을 생생하게 전달하며 영화의 몰입도를 높입니다. 물론, 일부 평론에서는 서사의 개연성이나 연출의 미흡함을 지적하기도 했지만, 이 영화가 지닌 고전적인 매력과 한국적인 공포의 원형을 탐구하는 시도는 그 자체로 높은 가치를 지닙니다. 오늘날 세련된 공포 영화에 익숙한 관객들에게는 색다른 경험을, 그리고 옛 한국 영화의 향수를 지닌 관객들에게는 추억을 선사할 것입니다. 옛 이야기 속에서 삶과 죽음, 그리고 업보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겨 볼 수 있는 기회를 <마계의 딸>과 함께하시길 추천합니다.
Details
감독 (Director)
장르 (Genre)
공포(호러),드라마,판타지
개봉일 (Release)
1983-05-20
배우 (Cast)
러닝타임
90분
연령등급
중학생가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태창흥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