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목소리 2 1997
Storyline
고통을 넘어선 일상, 그 속에 스며든 낮은 목소리: <낮은 목소리 2>
1997년 개봉한 변영주 감독의 다큐멘터리 <낮은 목소리 2>는 단순히 아픈 역사를 증언하는 것을 넘어, 그 역사의 흔적을 온몸으로 겪어낸 할머니들의 지극히 평범하면서도 결코 평범할 수 없는 일상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일본군 위안부'라는 참혹한 과거를 지닌 채 경기도 광주의 '나눔의 집'에 모여 살아가는 할머니들의 삶을 담은 이 영화는, 1995년작 <낮은 목소리 – 아시아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에 이은 '낮은 목소리' 3부작 중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전작이 할머니들의 고통과 역사적 의미를 조명했다면, <낮은 목소리 2>는 시간의 흐름 속에 고통이 어떻게 일상으로 스며들어 '습관적인 슬픔(Habitual Sadness)'이 되는지를 차분히 응시합니다.
영화는 '나눔의 집'에서 함께 살아가는 윤두리, 김복동, 심미자, 박두리, 박옥련, 강덕경 할머니 등 여섯 분의 잔잔한 하루를 따라갑니다. 텃밭에 채소를 심고, 닭을 치고, 한글과 그림을 배우며 그림 그리기를 통해 지나온 삶의 고통과 슬픔을 진솔하게 표현하는 모습은 세상의 여느 할머니들과 다를 바 없는 평화로운 풍경입니다. 그러나 할머니들의 평온한 일상 속에는 잊을 수도, 잊어서도 안 될 역사의 상흔이 깊이 새겨져 있습니다. 다른 할머니의 아들, 손자들을 보며 밀려오는 아픔, 일본 정부의 무책임한 태도에 대한 분노,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과거의 오욕이 잊힐까 두려워하는 마음이 불쑥불쑥 튀어나옵니다. 특히, 폐암 말기 진단을 받고도 세상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자신의 모습을 영화로 담아주기를 원했던 강덕경 할머니의 이야기는 깊은 울림을 전합니다. 이러한 감정의 파고는 격렬한 외침 대신 담담하고 일상적인 슬픔으로 영화 전체를 감쌉니다.
<낮은 목소리 2>는 할머니들의 삶이 단순한 피해자의 서사에 머무르지 않고, 고통을 넘어선 치유와 연대의 과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 깊습니다. 카메라 앞에 선 할머니들은 고통스러운 과거를 이야기하면서도, 서로를 보듬고 그림을 통해 아픔을 승화시키며 능동적으로 삶의 의미를 찾아갑니다. 1998년 베를린국제영화제 영 포럼 부문에 초청되고 대만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메리트 프라이즈를 수상하는 등 국내외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았으며, 2019년 한국영상자료원이 35mm 원본 네거티브 필름으로부터 4K 디지털화하여 더욱 선명한 화질로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영화는 과거의 아픔을 현재의 우리가 어떻게 기억하고 마주해야 할지, 그리고 인간의 존엄성과 회복 탄력성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낮은 목소리로 웅변하며 오늘날에도 깊은 성찰을 안겨주는 필견의 다큐멘터리입니다.
Details
감독 (Director)
장르 (Genre)
다큐멘터리
개봉일 (Release)
1997-08-22
배우 (Cast)
러닝타임
71분
연령등급
연소자관람가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기록영화제작소보임